▲ 우장명 /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의 일인당 연간 쌀 공급량은 2007년 82.8㎏으로 1982년과 비교해서 57.9%가, 일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6.9㎏로 69.1%가 감소했다. 쌀 소비량이 공급량보다 11.2%포인트가 더 감소한 것이다.

생산량을 소비량으로 나누면 쌀의 자급률이 되는데 107.7%가 된다.

충북의 일인당 연간 쌀 공급량은 2007년 155㎏으로 1982년과 비교해서 30.3%가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일인당 연간 쌀 소비량의 감소와 비교하면 30.3%포인트의 차이가 난다.

쌀의 자급률을 보면 2005년 기준으로 전국 119.2%이나 충북은 210.9%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충북 쌀의 재고량이 전국 기준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충북에서 생산된 쌀이 서울이나 대전 등의 대량소비지로 팔려나가지 않는다면, 충북 주민들이 2배 이상의 쌀을 소비해야 쌀의 수급량을 맞출 수 있다.

충북 농가소득은 2003년 28,593천원에서 2008년 28,909천원으로 다소 소득이 증가했으나, 농가경제잉여는 5,505천원에서 2,094천원으로 줄어서 162.9%가 감소했다. 농업총수입은 22,411천원에서 19,586천원으로 14.4%가, 그리고 쌀은 6,490천원에서 4,865천원으로 33.4%나 감소했다. 쌀에 의지하는 농가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쌀 소비량 자체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패스트푸드와 값싼 외국산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소비층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마트의 전국 12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파스타, 냉장면류, 국수 등 면류의 판매량이 계속 늘고 있다. 쌀을 먹거나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등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농업소득에 의지하는 농가소득 구조로는 살기가 곤궁하다.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가구당 농업소득이 965만 4,000원이어서 매월 순수하게 농사지어 손에 쥐는 돈이 80만원에 불과하다. 4인가족 기준 최저생계비 133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인들은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농외소득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충북농협은 쌀 팔구제로(8·9·0)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과 기업체, 식당 등 쌀 거래처 개척을 위해 직원 1인1사 충북 쌀 판매처 개척운동과 쌀 판매 전담 마케팅팀을 구성해 운용하고 있다.

또 충북도는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쌀 판매 관련 예산을 반영해 각종 판촉행사와 홈쇼핑을 통한 홍보비 등을 지원해서 판매량을 늘리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먹는 것에만 의존해서 쌀 소비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다른 방안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농업인은 고령화되었고 후계자는 없는 현실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근본적으로 쌀 이외의 대체작물을 고려하거나 생산방식을 바꾸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먹는 식품의 안전성도 높아지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

또 지역 농산물을 취급해 지역소매유통업체들이 구색의 차별화를 통해 대형유통업체와 경쟁을 할 수 있다.

지역 농산물의 판로 확보를 위해서 도시 재래시장과의 연계도 필요하다. 재래시장을 지역 농산물 전문시장으로 특화시켜 지역농산물의 안테나숍으로 활용하면 재래시장과 농수산물 생산자가 서로 상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충북에서 자라고 성장한 농산물은 충북인의 심성을 키우는 가장 기초적인 자원이다.

충북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먹어야 진정으로 충북인의 심성과 정체성이 확고하게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우장명 /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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