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정숙 · 시민기자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온 국민은 울었다.

바보 노무현. 고인은 자기 자신을 낮추고 상대의 눈높이와 키 높이를 맞추는 이웃집 아저씨 같이 사람냄새가 풀풀 나는 노무현 이었다.

하지만 이젠 이 사람냄새를 맡을 수는 없다. 노 전 대통령은 한줌의 재가 돼 온 국민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국민장 기간 동안 전경버스로 둘러쌓인 덕수궁과 시청 앞 광장을 보며 가신 님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 바치는 것 조차 의심하고 감시하는 현 사회가 암울하기만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진정으로 국민을 존경하고, 받들며,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국민은 촛불을 들었다. 아무 이유나 명분없이 촛불을 들었던 일이 있었던가. 대화창구가 열려있다면 촛불들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정부는 다수만이 아닌 소수의 애절한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언론들의 입지 또한 명확해야 한다.

이번 고 노 전대통령 서거를 통해 언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어느 중앙검찰출입기자가 얘기했듯 "특종잡기에 급급했지 그 당사자의 입장은 미처 생각 못했다"고 회한의 한마디를 했다.

조사 중에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사실처럼 또는 침소봉대하여 보도하는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어느 누가 보아도 인정할 수 있는 사실만을 보도해야 하지만 추정·간주해 보도한 뒤 진실이 밝혀지면 '아님 말고 식'으로 가서는 안 될 일이다. 양심과 가치가 살아있는 언론이 되어야 한다.

인터넷과 모든 언론매체가 보이지 않는 살인무기로 등장한지 오래다. 무릇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고 노 전 대통령이 있을 땐 몰랐지만 떠난 뒤 빈자리는 더욱 컸다.

남아있는 국민들 모두가 나 보다는 우리라는 늘 주변을 돌아보고 뭐든 현존 하는 것에 감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수사 중에는 그 어느 누구도 곁에서 지켜주지를 못해 많이 외로워보였지만 고인이 된 지금 수백만 국민들의 눈물과 함께해서 이생의 마지막 가시는 길이 외롭지는 않아 보였다.

필자도 비록 자발적인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언론의 중요성은 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고인이 늘 얘기하던 '사람 사는 세상'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해본다. 위정숙 · 시민기자 / orchidwj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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