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룡 신부 치유사목 문제점·대안 제시

"우리는 지금 종교성을 뒤로 감춘 채 영성, 건강, 웰빙을 앞세운 '치유의 춘추전국시대'에 있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올바른 치유사목은 무엇인가?"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제31회 학술회의가 '그리스도 신앙과 현대의 치료'란 주제로 지난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그리스도교 영성과 치유사목'이라는 주제발표를 한 곽승룡 신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은 현재 범람하고 있는 치유사목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곽신부는 "세속화라고 하는 거대한 현대사상적 물결이 가톨릭교회 안에서도 영향을 미치면서 신앙인들에게 그리스도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본질을 기초로 해 종교적 범위를 뛰어넘은 영성의 세계를 구축하도록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세속화는 신앙의 개인화, 탈신성화, 인간의 우상화를 표방하는 뉴에이지 운동(New Age Movement)을 포함하고 있는 신영성 운동(New Spiritual Movement)을 통해 더욱 조직화되고 전문화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세속화와 신영성 운동들이 전통적 그리스도교 영성에 침투해 왜곡된 영성을 신자들에서 주입시키고 있으며, 종교성을 뒤로하고 변질된 영적 성장과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신부는 현재의 이러한 상황을 '치유의 춘추전국시대'로 규정하면서 현대에는 더욱 본질적인 그리스도교 신앙과 영성에 충실한 치유프로그램이 필요하며,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러한 영성치유프로그램이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심리학과 정신의학 그리고 일반 심리치료이론과의 만남을 통해 올바른 그리스도교 치유사목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곽신부는 그리스도교 영성과 치유사목을 활성화하기 위한 4가지를 제언했다. ▶고해성사 은총의 재발견. 그저 단순히 죄만 고백하는 즉결 심판대기능이 아닌 먼저 손을 내밀고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체험현장으로 과감한 리모델링 ▶치유이전의 예방과 치유 이후의 회복프로그램의 전문화 ▶2008년 창립된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를 중심으로 상담의 전문화, 보편화, 영성화, 복음화를 향한 인프라 구축 ▶수도회, 교구·본당 간의 연대를 통한 지속적이고 검증된 보편타당한 심리학적 방법론 구축 등이다.

끝으로 곽신부는 이러한 본질적이며 대안적인 그리스도교 치유사목의 방법으로 '그리스도교 마음의 영성'을 제시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전통적 영성과 현대심리치료 이론과의 대화와 통합을 위해서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가 많은 선지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송창희 333chang@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