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수×가진돈×도박판 횟수

'5천억원대 인터넷도박단 160명 검거'. '판돈 400만원의 스리랑카 도박단 입건.'

최근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도박의 유혹에 빠지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서만 충북에서 1천150명의 도박사범이 적발됐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판돈은 어떻게 계산될까?

일반적으로 판돈은 한 게임에서 거는 돈을 일컫는다. 그러나 수사기관에서 계산하는 판돈은 도박에 참여한 사람 수×그들이 가지고 있는 돈×도박판 횟수다.

예를 들어 5명이 100만원씩을 가지고 10회 도박판을 벌였다면 판돈은 5천만원이 된다. 실제 도박판에서 사용된 돈, 즉 경찰의 압수금 500만원과는 다른 개념이다.

인터넷 도박은 계산방법이 또 다르다. 인터넷 도박사이트 이용자들이 사이버머니 구입을 위해 결제하는 계좌의 입·출금 총액이 판돈이 된다. 100만원 어치 사이버머니를 구입한 뒤 도박으로 50만원을 잃었다면 판돈은 150만원, 여기에 첫 결제부터 모든 입·출금액이 합해지고, 사이트 모든 이용자의 판돈이 합해지면 전체 판돈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 때 입금액뿐 아니라 출금액까지 합하는 이유는 도박이 '습성'의 범죄인 점을 감안해 이를 다시 도박판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측의 설명이다.

충북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4월 중국에 서버를 두고 5천억원 규모의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혐의로 7명을 구속하고 이 사이트에 접속해 상습도박을 해온 혐의로 153명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판돈 5천억원도 이렇게 계산된 것이다.

충북청 사이버수사대 목성수 대장은 "인터넷 도박은 판돈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인터넷이 가지는 익명성, 접근의 용이성, 간편성 등에다 인터넷도박이 '게임'이라는 생각뿐 문제성을 인식하지 못해 중독되면서 판돈이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말했다.

최근 충북청 외사계는 400만원대 판돈을 걸고 일명 '부르와'라는 스리랑카 도박을 벌인 혐의로 스리랑카 근로자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르와'는 2명이 돈을 건 뒤 서로의 번호를 지정해 카드를 한장씩 넘기면서 지정한 번호가 나오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이들은 1회 5천원에서 10만원까지 돈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사건의 판돈을 이례적으로 압수금액(400만원)으로 처리했다.

충북청 외사계 전태환 경장은 "스리랑카 도박이라 판돈을 계산하기가 애매해 현장에 있던 압수금액으로 판돈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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