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근로프로젝트 오늘 첫 급여

30일은 희망근로프로젝트 참가자들의 첫 월급날.

지난 한달동안 뙤약볕에서 풀베기, 잡초뽑기, 쓰레기 줍기 등을 하며 힘들게 일한 만큼 첫 월급봉투가 얇지만 더 값지다.

충북도내 희망근로프로젝트 참가자 7천590명은 30일 첫 월급으로 평균 78만원(4대보험 공제)을 받는 가운데 통장으로 54만6천원을 송금받고 상품권으로 23만4천원 상당을 받을 예정이다.

첫 월급을 앞두고 참가자들은 월급을 어디에 사용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월급봉투를 손에 쥔 만큼 가족에게 베풀겠다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잡초뽑기를 하고 있는 연모(68·여)씨는 "손주들 삼겹살 사 줄거에요. 이번주 토요일날 천안에 있는 막내 아들집에 큰 아들네랑 가서 삼겹살 먹기로 했는데 제가 쏠 거에요. 큰 아들은 자기가 내겠다고 하지만 첫 월급인만큼 의미가 있잖아요"라며 흐뭇해했다.

월급의 30%가 상품권으로 지급되면서 생활물품 구입에 쓰겠다는 이도 있었다.

풀베기작업을 하는 김종호(64)씨는 "월급 받으면 상품권으로 사려고 쌀이며 화장지며 안 사고 기다렸는데 사러 가야죠"라며 "아들네랑 같이 사는데 네 식구 소고기도 먹으러 갈 거에요"라고 월급날을 반가워했다.

참가자 중 절반이 65세 이상 고령인 만큼 소홀했던 아픈 몸 치료에 쓰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20년 만에 월급봉투를 손에 쥔다는 이모(67·여)씨는 "양쪽 다리가 아파서 절뚝거리고 다니는데 월급 받으면 큰 병원 가서 X-ray도 찍고 약도 사고 파스도 살 거에요. 아프다고 아들한테 손 벌리는 거 싫거든요"라고 말했다.

김정기(69)씨도 "힘들게 번 돈인 만큼 조리있게 써야죠. 모았다가 아랫니 틀니 하는데 보탤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얇은 월급봉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김모(66·여)씨는 "쓸 데야 많지만 힘들게 일한 거 생각하면 10원도 아깝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천모(50)씨는 "지금은 월급도 받고 좋지만 5개월 뒤면 실업자가 돼야 하니까 막막하죠"라며 씁쓸해했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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