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어린이 기자 운영 생생한 현장소식 전해

"두꺼비마을신문의 목표는 산남동 주민 모두가 신문에 실리는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빛나는 신문, 우리 손으로 만드는 신문입니다."

청주시 산남동의 동네신문인 '산남두꺼비마을신문'(www.toadtown.net)은 보기드문 동(洞) 단위 신문이다.

발행 6개월을 맞아 발행인 조현국(41·유승한내들입주자 대표·충북대 중문과 교수)씨는 신문의 위력을 느끼면서도 어깨가 무겁다.

전국 유일의 동(洞)단위 마을신문인 '산남두꺼비마을신문'. 발행인 조현국씨가 신문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김기태

"힘든 건 있지만 뿌듯하고 재밌어요. 한 동네에 살면서도 서로 모르고 지냈던 친구한테 20년만에 연락이 왔을 때, 상가에서 마을신문 덕분에 장사가 잘 된다고 할 때, 주민들이 식당에서 불친절한 일을 겪고 "두꺼비신문에 제보할 거에요"라는 말을 전해들었을 때 뿌듯하더라구요."

한달에 두번 16면의 타블로이드판으로 6천부를 찍어 무료 배포되는데 신문이 모자랄 정도로 주민 반응이 뜨겁다.

"우린 월급 없는 기자들이에요. 그러나 동네에 대한 애정 하나는 대단하죠."

취재·편집·제작은 주부기자 3명(신영, 박미라, 김은진)과 객원기자(김말숙), 어린이기자 10명, 이광희 편집국장과 발행인이 맡고 있다. 시민기자학교 교육, 열띤 편집회의 등을 통해 기자로서의 노력도 소홀히하지 않고 있다.

"친환경 설것이를 소개한 주부부터 산남초 교통지도 할아버지, 아파트관리사무소 직원들, 한겨울 눈 쓰는 마을주민들 등 평범한 이들이 주로 주인공입니다. 높으신(?) 분으로는 오제세 국회의원, 민일영 법원장 등도 만났네요."



동네사람 인터뷰, 이웃집 탐방, 동네식당 주민들의 선행 등 아기자기한 이웃 정(情)이 살아있는 기사를 비롯해 동네 병원·약국의 개·폐점시간, 동네 상가 영업시간과 세일정보 등 유용한 정보도 담겨있다. '외식 동네음식점에서 하자' 캠페인을 통해 상가활성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말랑말랑한 기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토지공사의 25% 폭리, 무용지물 신호등 등 고발기사도 예리하다.

제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꺼비마을신문은 '두꺼비'와 '마을'이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두꺼비 생활사, 산란기, 야생동물 로드킬 등 생태기사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마을신문의 창간에는 '소통'의 고민이 있었다. 고층 아파트 8개 단지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단절된 공간속에서 소통을 하자는 뜻에서 '두꺼비친구들'의 박완희 사무국장이 마을신문을 제안했고, 8개 아파트협의회가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듯, 떡두꺼비 같은 '산남두꺼비마을신문'을 매개로 회색빛 고층아파트 사이로 고향마을 같은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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