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열리는 내포축제서 순교극 공연

오는 9월18일 개막돼 3일간 열리는 홍성 내포축제에서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기를 그린 순교극이 공연될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홍성 내포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전용택·홍성문화원장)가 무대에 올리는 '홍성의 순교사' 공연은 천주교 헌양회로부터 대본과 연기자를 섭외해 마당극 형태로 1일 2회씩 펼쳐질 예정이다.

박해 당시 홍성의 대표적인 순교자 원시장(베드로), 박취득(라우렌시오), 황일광(알렉시오), 최법상(베드로)을 비롯한 순교자들이 겪었던 고문, 옥살이, 참수, 생매장 등 순교장면을 생생하고 드라마틱하게 표현해 낸다는 계획이다.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기에 많은 순교자가 발생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전국의 많은 성지순례객들이 홍성을 찾고 있다. 그동안 홍성을 찾는 순례객들은 현지답사와 미사봉헌에 그쳤지만, 이번 공연을 계기로 천주교 수난 역사와 감동이 담겨있는 순교공연을 정기적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해미읍성 서문밖 천주교 신자를 처형했던 장소. 여러가지 처형방법중 돌에 던쳐 죽이는 잔인한 방법에 사용되었던 널다란 돌(자리개돌)이 있다.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마치 개구리처럼 들어 메쳐져 순교한 자리이다.
특히 내포축제추진위원회는 올해 내포축제 기간중에 순교극 공연과 함께 홍성읍 오관리와 대교리 일대 순교성지에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천주교 신도들을 초청, 성지순례와 순교미사도 갖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 9일 주교회의에서 한국의 순교자 124위와 한국의 두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을 청원한 것과 때를 같이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편 조선후기 당시 고종의 아버지이자 당대의 실질적인 세도가였던 대원군의 명으로 잡혀온 내포지역(지금의 예산·서산·홍성·당진 지방과 태안·아산 일부 지역을 통칭하는 말)의 천주교 신자 1천여명이 참혹하게 처형되었다.

특히 이들에 대한 박해가 극에 달했던 병인년(1866년)에는 살아있는 사람의 머리채를 묶어서 감옥 앞의 호야나무에 매달아 놓거나 성 안팎에서 하루에도 수십명씩 끔찍한 방법으로 공개처형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때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도 순교했다고 한다.

이 곳에 남아 있는 옥터, 저잣거리, 참수터, 생매장터와 해미 순교탑 등을 보기위해 전국의 순례객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홍성군은 이들을 위해 미사봉헌을 올릴 수 있는 순교지 6개소에 대한 안내시설과 순교공원을 조성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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