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턴의 철학은 '고객은 항상 옳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역의 중소유통업체들이나 재래시장들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는 힘도 따지고 보면 막대한 자본을 토대로 소비자들의 이러한 욕구를 무한대로 충족시키려 들고 있기 때문이다.

넓은 주차시설과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물건, 쾌적한 쇼핑공간과 편리한 휴식공간까지 두루 갖춘 대형할인점들은 이제 '24시간 영업' 과 '기업형 슈퍼마켓' 전략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고들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의 재래상인과 슈퍼마켓 상인들은 대형할인점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청주지역 재래시장과 슈퍼마켓 상인들이 홈플러스의 '24시간 영업'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확장' 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데 이어 가장 강력한 소비자인 주부들까지 홈플러스 불매운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홈플러스 청주점에서 가장 가까운 가경푸르지오 아파트 주민대표들과 가경주공 3단지 주민대표들의 홈플러스 불매운동 동참은 이들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대형할인점의 진출이 소상권과 재래시장만 잠식시키는 것이 아니라 중심 시가지의 자족기능 상실과 지역경제의 쇠퇴, 도시 활력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고 깊이 우려하고 있다. 대자본을 무기로 시장경제 논리를 앞세우는 대형할인점에 저항하는 단기적인 처방은 자치단체와 의회, 시민단체, 지역 언론, 지역 소비자들의 애향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궁극적인 해결책은 틈새시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뿐이다. 고객은 언제나 편안함을 추구하는 존재들이므로 언제 다시 마음이 변할지 모른다. 이 점을 재래시장과 슈퍼마켓 상인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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