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식 / 농협청주교육원 교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산농산물과 유전자조작식품, 각종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인스턴트 가공식품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식품에 잘 길들여진 아이들, 김치와 된장찌개 등 우리의 전통음식은 입에도 안대는 아이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환경호르몬 영향으로 여학생들은 생리시기가 3~4년 당겨지고 남학생은 정자수 감소 및 운동성이 부실하다는 조사도 나왔다. 아토피.천식 등 환경성 질환을 가진 아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최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교급식 식재료로 친환경농산물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로 학교급식을 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에 모두들 공감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폭넓은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한 학교급식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60만명의 초.중.고.특수학교 학생이 매일 한끼 이상 학교급식을 먹고 있다. 2008년을 기준으로 학교급식을 하는 초.중.고.특수학교수는 1만1,106개교로 전체의 99.7%에 달한다.

하지만 친환경농산물을 사용하는 학교수는 7천707개교로 69.4%에 불과하다. 아직도 30.6%인 3,399개교가 친환경농산물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학교급식의 총 소요경비는 4조 1,973억원에 달하고 있으나, 이 중 71.7%는 학부모가 부담하고, 나머지 28.3%는 시.도교육청, 지자체, 발전기금 순으로 부담한다고 한다. 또한 학생 1인당 급식비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지역별.학교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초등학교 1,700원, 중.고등학교 2,500원 수준이라고 한다.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은 확산추세에 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렇다면 친환경농산물의 학교급식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친환경농산물 급식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급식단가 상승에 따른 학부모의 추가비용 부담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따라서 학부모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친환경농산물의 원활한 공급을 위하여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안정적으로 학교에 공급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단순한 물류기지 역할만 하는것이 아니라 안전성 검사, 급식교육, 학생.학부모 도.농교류 및 체험 알선 등 종합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

셋째, 농업인은 이력추적제와 같은 품질인증제도를 활성화하고, 학생.학부모.교사들이 생산과정 체험.견학 등을 통해 식재료에 대한 신뢰성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친환경농산물의 학교급식은 성장기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밥상을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농업의 소중함과 가치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의 일환으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친환경농산물 소비확대를 통해 농업인의 소득증대 및 환경보전, 그리고 우리농업 지키기 등의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학교급식은 미래를 이끌어 나갈 학생들에게 단순하게 한끼 식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의 식문화를 비롯해 생활과 경제.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교육의 장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학교급식은 학교와 학부모만의 고민이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과 우리 농업도 함께 지키는 국가적 핵심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부모와 교사, 농협과 농업인 등 모두가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겐 건강을, 농촌에는 희망을 줄 수 있게….

서영식 / 농협청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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