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연국 / 충주대 교수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그만큼 세상이 복잡해지고 다양해졌으며 우리의 직업 또한 이 나라의 경제 능력만큼이나 폭넓게 분포하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의 신문을 펼치든, 들려오는 방송 뉴스를 듣든, 대립과 갈등 그리고 폭력이 난무하는 현장을 전하는 내용이 빠지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이니 다양한 의견과 대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결정을 해야 하는 회의체라면 토론과 설득과 논리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표결을 통해서 의결, 그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정치체제를 택하고 있는 나라다.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는 정치 형태 속에서 산다는 의미다. 선거권을 가진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정치 행위가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이며 이 나라의 기준이며 기본으로 정해 놓은 헌법을 고치는 경우가 또 한 경우다.

대한민국 국회의 최근 모습은 많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난장판 국회다. 논리적 주장과 설득 그리고 이해가 없는 마치 폭력만이 존재하는 곳으로 비쳐지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의 여야 의석 구조에서 표결하는 것이 의미없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해 표결에 부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국민의 대표자로 선택한 국회의원 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국회의 의사결정에 대한 무게중심이 여당으로 이동한 것이며, 여당 내에서의 활발한 토론과 결정에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결정되는 정책의 성공 여부는 곧바로 다음 선거의 성공과 실패로 국민으로부터 판정받게 되는 것이다.

다수 여당은 대한민국을 안정된 기반위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고 야당은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의 이해를 촉구해 정권을 맡길만한 정책정당임을 인식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 국회의원들은 민주주의 원리와 우리의 헌법 내용을 모르는 것일까. 그럴리 없다. 우리가 선택한 국회의원의 지적 수준이 결코 모자라지 않는다. 박사들도 많다. 선진국에서 공부한 유학파들도 다수다. 나름의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 선량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물론 오늘의 정치 상황이 국회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항변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의 국회가 모범을 보였으면 하는 바램과 희망 때문에 더욱 안타까워 하는 것이다. 이제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국회가 하는 모습을 초등학교의 어린이들도 보고 있다. 우리의 미래인 그들이 무엇을 흉내 낼 것인가.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돼 왔다. 최근에는 회사의 운명이 걸려있는 시점에서 노사가 심각하게 대립해 왔고 지금은 폭력으로 저항하고 무력으로 진압하겠다는 노동자와 경찰 간의 대치상황만이 긴박하게 보도되는 노사갈등의 현장이 있다. 전해지는 그 현장의 모습을 보노라면 폭력과 진압의 정도가 너무나 심각하다. 총과 칼만이 살상무기가 아니다. 볼트나 너트를 사용하는 새총이 등장하고 방패를 손상시킨 사진이 보도되는 모습을 보면서 진압하는 젊은 경찰이 죽어도 좋다는 것인지 두려웠다.

경찰 헬기를 통해 시위 건물 옥상으로 뿌려지는 최루액이 반복해 가해지면 스티로폼을 녹인다는 보도를 보면서 국민을 보호해야할 경찰이 취할 행동으로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오늘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오늘에 달려있다. 우리의 미래를 걸머질 젊은이들이 오늘을 살고 있고 미래의 기둥이 될 어린이들이 보고 있지 않은가. 이 나라를 움직이는 위정자들은 더욱 각성하고 분발해야 한다. 이 나라의 시회 지도층이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오늘이 바로 미래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류연국 / 충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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