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평소 불가해(不可解)하게 여기고 있는 것 중 두 가지를 소개해 본다.

먼저 텔레비전의 연속극 얘기이다.

결말에 이르기 전에 미리 미리 해피엔딩으로 갈 준비를 해 시청자들을 조금 더 일찍 행복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 지루하게 질질 끌다가는 꼭 종영(終映)에 이르러서야 부랴부랴 모든 사건을 해피엔딩 쪽으로 몰고 가며 꿰어 맞추느라 분주하다. 오래 전부터 아쉬움을 가지고 지켜보던 이해하지 못할 이러한 행태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채 반복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정당에서 당원협의회의 운영위원장을 선출하는 일이다. 과거 지구당 위원장으로 불리던 그 자리를 여전히 중앙에서 천거한 사람들이 그대로 꿰어 차고 있다. 당헌(黨憲)을 살펴보면 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할 자리가 분명한데 당원들은 거수기 노릇만 하는, 지극히 비민주적이고 형식적인 절차가 반복되고 있다. 행여나 하고 중앙의 공천자를 당원들이 교체해 버리는 신선한 이변을 기대해 보지만 그런 기대는 번번이 빗나간다.

여기에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현상을 하나 더 소개해 본다.

'충북 초·중생 학력 전국 최하위권' '충북 기초학력 평균 미달' '충북 초·중생 기초 학력 허약'. 상기(想起)하기조차 싫은 일이지만 올해 초 있었던, 작년에 치러진 학업성취도평가의 공개 결과를 보도했던 지역 언론의 기사 제목들이다.

전국적인 학업성취도평가가 오는 10월에 또 치러진다. 지금 충북교육계는 위와 같은 제목으로 매도 당하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하여 학력 신장에 올인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보충·심화학습을 실시하는 학교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필자의 학교도 전교생이 일정 기간 등교해 보충·심화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하지 않는 극히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너무도 호의적이다. 지역 여건상 과외 학습이나 학원 교습이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어서 방학이면 컴퓨터 오락이나 텔레비전 시청에 빠져 책을 멀리 하던 아이들이 등교하여 공부를 하게 되니 학교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성의에 부응하여 차례로 학생들에게 삼겹살 파티, 수박 파티, 김밥 파티, 햄버거 파티 등을 열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 태도 또한 너무 좋아 가슴이 뿌듯하다.

이러한 일을 두고 일부 언론이 색안경을 쓰고는 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다른 고장의 학생도 아니고 내 고장의 학생을 대상으로, 더욱이 학력을 두고 타 시·도와의 선의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인데, 그것을 두고 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니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필자가 지인들을 통하여 확인한 바로는 지금 전국적으로 보충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각 시·도마다 자기 고장의 명예를 위하여 학력 신장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충북이 거둔 전국소년체육대회의 성적을 상기해 보자.

전국 4위라는 괄목할만한 성적은 거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2008년의 성적을 두고 '충북 6년만에 최악 성적 하위권 몰락' '2002년 이후 최악 성적' '충북 13위 역대 최악' 등의 제목으로 질타 당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충북교육계와 체육계가 합심하여 이룩해 낸 자랑스러운 결실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노력도 같은 맥락에서 지켜보길 바란다. 경쟁자들은 계속 뛰고 있는데 우리만 맥 놓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언론의 애정 어린 시선과 관심을 기대한다. 특히 지역 언론으로부터 깊은 이해와 폭넓은 협조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