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피어 있는 꽃이 '너무' 예쁘다. (×)

요즘 '너무'가 지나치게 남용되어, '참'이나 '매우'라고 말해야 할 자리에서 '너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올바르지 못한 표현이다.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의미이지만, 실제로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의 뜻인 '매우'를 써야 할 자리에 많이 쓰인다. 따라서 '꽃이 너무 예쁘다.'는 형용사적 용법에는 '꽃이 매우 예쁘다.'로 고쳐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또한 '오늘은 너무 바빴어요.'의 경우, '오늘은 매우 바빴어요.'라고 써도 두 표현이 모두 적절한 표현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이 주어 역할을 하여, '너무'는 화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여 발화한 경우이고, '매우'의 경우는 화자의 생각에 객관적으로 다른 날에 비하여 일의 양이 많았던 때에 사용할 수 있다.

이 '너무'는 '비가 너무 내린 것 같아요.',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말아라.'와 같은 경우에서 처럼 양이 '지나치게'의 뜻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과장성 부사이다. 이 말을 '참'이나 '매우'를 써야 할 자리에 너무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 그들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경우'를 보았다. (×)

엉클어진 일의 내용에서 가려내는 옳음과 그름을 '경위'라고 한다. '경위가 밝다.', '경위가 바르다.', '경위를 따져가며 타이른다.'처럼 쓸 때 '경위'이다. 이 '경위(涇渭)'는 중국의 경수(涇水)의 강물은 탁하고 위수(渭水)의 강물은 맑아서, 맑음과 흐림의 구별이 뚜렷하다는 데서 옳고 그름을 갈라 낸다는 뜻으로 쓰이게 된 말이다.

'경위'는 한자로 경위(經緯)라고 쓰는 것도 있다. 날과 씨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일이 진전되어 온 경로나 경과를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도 해서 앞서 말한 涇渭와 다소 혼선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경우(境遇)는 '어떤 조건 아래서의 형편이나 사정, 놓이게 되는 조건이나 때'를 나타낸다.

/ 청주대 국어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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