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서부에 위치한 복대2동은 1990년대 초에 택지개발 사업으로 조성된 마을로 6층 이상 아파트가 없는 전형적인 주거지역이다. 5개의 초·중·고등학교와 인근에 대학교가 있어 교육 여건이 가장 좋은 마을이며, 재래시장인 복대가경시장이 위치하고 있다.

복대동은 본래 청주군 사주면 내에 속해있던 지역이며 짐대마루라고 부르던 지역이다. 1914년에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 정책에 따라 죽천리와 화진리의 일부를 병합해 복대라고 명명하고 사주면에 편입됐다가 1963년 복대동으로 바꾸어 청주시로 편입됐다. 1991년 가경복대동에서 복대1동 및 가경복대2동으로 분동 됐으며, 1994년 가경복대2동에서 복대2동 및 가경동으로 분동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복대2동은 주민 모두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마을가꾸기 사업을 통해 학교주변 축대벽화, 산책로 조성, 조롱박터널 조성 등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켰으며, 사랑의 빨래방 운영, 이·미용 봉사, 독거노인을 위한 친환경 콩나물 배달 서비스를 운영해 나눔의 행복 실천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봉사라고요?... 우리 일상생활이죠"

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에는 금슬 좋은 한쌍의 부부가 있다. 김기호(59), 정옥단(52·여)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

▲ 개인사업을 하는 김기호·정옥단 부부는 12년동안 틈나는 대로 청주·청원을 순회하며 이·미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올해 청주시 자원봉사 부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소문난 금슬뿐 아니라 12년동안 한결같은 미용봉사를 펼쳐 주위로부터 '사랑의 가위손'이라는 별칭을 듣고 있다.

이들 부부의 만남은 정씨가 고3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씨가 고3 때 형부의 직장동료인 남편 김씨를 만나게 됐다. 이 둘은 첫 눈에 반했고 4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15년전 이곳 복대2동으로 이사를 온 이들 부부는 IMF 직후인 1997년으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에 무언가 남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김씨와 정씨가 함께 가위를 잡았다. 김씨 부부는 이·미용업이 직업은 아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씨 부부는 사업의 특성상 오후에 문을 열기 때문에 주로 오전에 봉사를 다닌다고.

이후 이들 부부는 틈나는 대로 청주·청원을 순회하며 이미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복대동 뿐 아니라 오근장동, 용암동 경로당과 청주교도소 외국인 보호소, 옥천 평화마을 알콜 중독자병원 등 안다니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이들이 신심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남을 진정 사랑하는 하나님의 말씀때문일 수도 있다. 이들은 복대교회의 신도이며 복대교회 이미용 봉사단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미용 봉사단에서 일곱가족이 따로 무지개회를 만들어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봉사나 사랑이나 제가 먼저 베풀어야지요. 그리고 봉사라는게 어려운게 아니예요. 시간이 있을때 하는게 봉사가 아니라 시간이 없지만 시간을 만들어내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봉사는 가능합니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봉사를 한다는 김씨 부부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오히려 배우게 해준다고 한다.

"미용봉사를 가면 어르신들도 있고 젊은 사람도 있는데 이런 곳에서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고 저희들의 생각도 많이 바꾸게 해주지요. 다니다보면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고 외국인보호소에서는 방글라데시 사람과 좀 친해졌는데 '한국에서 나쁜사람도 많이 만났는데 이렇게 좋은 분도 있구나'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이럴땐 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간 외교관이 된 느낌이기도 하구요."

천사같은 마음씨를 가진 정씨는 복대2동 30통 통장이기도 하다. 오는 10월 5일까지 임기를 마치면 10월 6일부터는 그의 남편인 김씨가 통장을 맡아볼 예정이다.

이렇게 봉사를 몸으로 실천하는 김씨 부부는 올해 청주시에서 1년에 1번 주는 자원봉사 부부상도 수상했다.

"봉사요? 일상생활이 되다보니 이젠 봉사인줄도 모르고 살죠. 남들이 봉사라고 하니까 봉사인줄 알죠."라며 환하게 웃는 김씨부부는 우리 사회 모두가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훈훈한 사회가 됐으면 하고 바람을 말했다. / 이지효



복대2동주민자치센터는 어머니방범대, 새마을부녀회 등 직능단체회원 70명의 자원봉사로 4년째 '사랑의 빨래방'을 운영해 오고 있다. ● 마을자랑- 주민센터 '사랑의 빨래방'청주시 복대2동주민자치센터는 4년째 '사랑의 빨래방'을 운영해 오고 있다. 주민센터 뒷편에 위치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것이다. 제법 큼직한 간판도 붙어 있어 이곳이 어떤 곳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빨래방 안에는 대형 세탁기 2대가 들어서 있고, 앞마당에는 각양각색의 빨래건조대가 나란히 비치돼 눈길을 끌었다. 이곳의 운영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어머니방범대, 새마을부녀회 등 직능단체회원 70명이 주인공. 이들은 매주 화·목요일에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거튼, 이불 등 덩치가 큰 세탁물들을 수거해 오고 있다. 봉사자 대부분은 주부9단의 실력을 뽐내고 있는 40~50대 어머니들. 그들은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철저한 분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수거조, 세탁조, 정리조, 배달조까지… 이렇듯 지금의 봉사시스템은 잘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4년전 초창기에는 적잖은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사랑의 빨래방 창단맴버인 신연순(59)씨는 "처음에는 봉사하는 사람들이 적어 힘들었어요"라며 "하지만 지금은 좋은 취지가 소문 나면서 회원이 많이 늘었고, 이후 세탁기 1대가 추가 설치돼 더 많은 독거노인들을 도울 수 있게 됐다"라며 지금의 여건에 만족해 했다. 여기에 그들을 더욱 보람있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수혜를 입은 독거노인들 반응이다. "도움을 받은 노인들 열이면 열 모두 다 비롯 가진 것은 없지만 어떤식으로든지 보답을 하고 싶어 한다"고 신씨는 말한다. "누추하지만 쉬었다 가세요. 드릴게 커피밖에 없네요 이거라도" "찬거리는 없지만 내 금방 따뜻한 밥을 지어줄 테니 식사나 하고 가세요" 등 노인들의 이런 말들은 언제나 봉사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고 한다. 특히 신연순씨는 기억에 남는 할아버지가 있다며 소개했다. "그게 아마 작년 이른 봄이 였죠, 초등학교 옆에 살고 있는 박귀홍(70)할아버지가 '사랑의 빨래방'을 찾아와 검은 비닐봉지에 든 튼실한 복숭아 하나를 저에게 내밀며 황급히 사라지시는 거예요"라며 "그 안에는 손수 적으신 메모지 한 장이 있었는데 그 속에는 '받은 사랑만큼 돌려주고 싶은데 가진 게 없어 미안하구려, 내가 복숭아를 제일 좋아해요. 꼭꼭 숨겨놨던 것 중 제일 큰 놈으로 가지고 왔으니 맛있게 먹어요'라고 쓰여 있는 거예요"라며 그때의 감동을 전했다. 자신과 상관없는 노인들을 돌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보듬어야할 책무는 동(同)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 몫이 아닐까. 독거노인들에 대한 작은 사랑과 관심은 더 큰 감동의 부메랑이 되어 우리들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 김철기 ● 마을 명물 1 - 경로당표 청정콩나물 어르신들 콩나물 사업... 삶의 활력 찾아 ▲ 복대2동 삼일아파트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콩나물을 다듬고 있다.

"맛있고 고소한 무공해 청정 콩나물, 너무 맛있어서 자꾸 기다려지지요."

복대2동 삼일아파트 경로당(회장 조승렬·76)에는 농약을 치지 않은 청정 콩나물이 재배되고 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콩나물은 마을 노인들이 직접 재배하고 있으며 지역 직능단체 회원들이 나서서 판매를 도와주고 독거노인들에게 무료 배달까지 도맡아하고 있다.

콩나물 재배사업은 지난해 3월 경로당 이용 노인들이 화투나 TV시청 등으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오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수동시니어클럽과 콩나물재배 협약식을 맺고 판매에 나섰다. 시니어클럽에서 콩나물 재배시설 설치와 콩과 포장에 필요한 저울 비닐봉투 등 제반사항을 무료로 제공해줬다.

하지만 매주 80여봉지의 콩나물이 쏟아져나와 회원들이 콩나물을 판매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복대2동주민센터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듣고 판로개척을 위해 통장협의회(회장 신태도·58)와 새마을지도자협의회(회장 양순길·57)는 삼일아파트 경로당과 협약식을 맺고 콩나물 판매는 물론 독거노인에까지 무료 배달 서비스를 지원키로 합의했다.

통장·새마을지도자와 콩나물 판매 및 무료배달 서비스를 통해 삼일아파트 경로당에서는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게 돼 주민화합의 계기가 됐다. / 이지효




● 마을 명물 2 - 담장벽화. 조롱박터널

아름다운 벽화로 신나는 학교길 만들어


▲ 학교 주변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벽화로 아름답게 장식했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 주민센터가 조성한 담장 벽화와 조롱박 터널은 이곳의 명소가 돼 지역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청주아파트 주변에는 높이 3m, 길이 60m의 담장 벽화가 그려져 있다. 담장 벽화는 가경초등학교 등 3개 학교가 밀집돼 있어 어린이들의 주된 생활공간인 학교 주변을 어린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신나는 등·하굣길을 마련해 주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어린이들로 육성코자 추진한 사업이다.

벽화에는 지역 화합과 풍요롭고 살기 좋은 마을을 표현하기 위해 1980년대 신시가지 조성 이전에 있던 신율봉과 신율마을의 유래가 됐던 밤나무와 가경천 등 동 상징물과 그 곳에서 환하게 웃으며 뛰어노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또한 학교 축대 담장에는 청주10선 대형 액자를 설치해 교육과 문화도시 청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조성됐다.

이밖에도 신율봉공원 산책로 입구에는 길이 100m, 폭 7m 규모의 대형 조롱박 터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아늑한 시골 정취를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주민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11일에는 처음으로 조롱박 축제를 개최해 동민이 하나가 되는 화합 축제를 개최한 바 있다. / 이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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