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청원군의원

나는 농촌에서도 아주 오지인 산골 문의면 등동리에서 태어나서 자라 지금까지 농촌을 아끼고 가꾸며 살아가고 있는 농업경영인출신 군의회 의원이다.

농촌출신으로서 요즘 청원·청주지역 통합문제에 대하여 나도 한마디 하고자 기고문을 작성하게 되었다.

현재 청원·청주지역은 통합문제로 인해 지역간 갈등과 반목이 심화되고 있다. 청주시와 정부에서 주민 스스로에 의한 자율통합이 아니라 각종 인센티브를 운운하면서 사실상 관위주의 타율적 통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청원·청주 지역을 계란의 노른자와 흰자에 비유한다. 노른자와 흰자가 섞여있는 계란을 밖에서 깬다면 그것은 그저 식탁위의 반찬거리로 계란후라이가 되서 사라지고 말지만 계란이 안에서 깨져 나온다면 병아리가 되서 다시 수십만, 수백만의 닭이 될 수 있는 생명의 원천이 된다.

우리 청원·청주 지역의 통합문제가 과연 주민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여 안으로부터 필요에 의해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인가?

지금의 청원·청주 통합은 외부에서 자신들의 이해득실만을 생각하는 정치인과 단체장에 의해 진정한 주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적,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1994년과 2005년 이미 두차례에 걸쳐 우리 청원군 주민들은 청주와의 통합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불과 4년이 지난 2009년 올해 또 다시 청주시는 청원·청주를 통합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청원군에 대한 어떠한 발전방안이나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던 청주시가 지방선거를 불과 1년도 남지 않은 시기에 다시 청원·청주 통합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정부에서는 법적근거도 없는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여 자치단체간 통합이 마치 아이들이 땅따먹기 놀이를 하듯이 졸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우리 청원군의회에서는 청원·청주 통합반대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과연 통합후 지역민들이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를 놓고 과거 시·군이 통합되었던 원주와 안동을 방문했다.

가서 그 곳 지역주민분들과 현지 의회의원분들과의 면담을 통해 직접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원주나 안동은 지형이나 환경이 우리 청원·청주지역과 비슷한 지역으로 지금과 마찬가지로 주민의견을 우선하지 않고 힘있는 자치단체, 정부의 졸속통합추진으로 인해 원주와 안동의 과거 군지역은 그야말로 지금 빈껍데기 신세가 되어버렸다.

효율성이란 명목으로 모든 것이 도시위주, 인구밀집지역 중심으로 행정이 추진되다 보니 농촌지역은 자연스럽게 소외되었고 혐오시설 또한 도시인구증가로 인해 증축이 불가피하다보니 농촌지역으로 이전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원주의 경우는 지금도 시청앞에서 혐오시설 농촌유치반대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안동시의 경우도 화장장, 쓰레기처리장, 가축분뇨처리시설을 농촌지역에 유치하려던 것을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대로 일단 유보되었다고 한다.

버스요금단일화 경우 원주시에서는 시행이 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으며 택시요금 단일화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다. 버스요금단일화로 인한 막대한 재정손실금 문제로 인해 농촌지역 버스운행횟수를 감소시켜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은 물론 오히려 교통비가 증가하게 되었고 도시 지역으로 상거래 활동이 늘어나면서 과거 읍면지역의 상권은 몰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심지어 원주나 안동의 과거 군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시·군 통합했던 것을 다시 물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피해가 막심한데도 청주시와 관변단체는 통합이 되면 무조건 모든 것이 좋아진다는 주장만하고 있다.

주민 스스로에 의하지 않고 그들이 어떠한 걱정과 슬픔을 겪을 지를 헤아려 보지도 않은채 단체장 주도하의 진정성 없는 청원·청주 통합은 결국은 청원군민들에게 슬픔과 억울함만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에 청원·청주 통합은 결코 이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농촌출신 주민들은 우리손으로 청원군을 지켜나가 그 누구도 청원군 농촌지역을 넘보지 못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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