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명 농협중앙회 청주교육원 교수

▲ 고제명 농협중앙회 청주교육원 교수
막걸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술로 쌀과 누룩으로 빚어 그대로 <막 걸러낸>술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예로부터 농촌에서 술이라는 의미보다 갈증해소를 위한 청량음료인 농주(農酒)로서 전통을 이어 왔다. 막걸리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에도 기록 되어 있다. 고려 때에는 막걸리용 누룩을 배꽃이 필 때에 만든다하여 이화주(梨花酒)라 하였고, 맑지 않고 탁하다 하여 탁주라고도 하였다.

이러한 우리의 민속주 막걸리는 미생물에 의해서 자연 발효시킨 순수 발효식품으로 술이면서도 건강식품이다. 쌀, 보리, 밀가루 등을 원료로 하여 이들을 찐 다음 수분을 건조시켜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켜 그대로 걸러낸다. 거르기 전에 대바구니(용수)를 박아서 떠내면 맑은 술(청주)이고, 물을 더 넣어 걸쭉하게 걸러내면 탁주가 된다. 이때 쌀을 원료로 한 술을 쌀 막걸리라 하고, 거르지 않아 밥풀이 그대로 떠 있는 상태의 술을 동동주라 하였다. 막걸리는 감(甘단맛), 산(酸신맛), 신(辛매운맛), 고(苦쓴맛), 삽(澁떫은맛)의 5가지 맛이 잘 어울려 감칠맛과 청량미가 넘친다.

여기서 막걸리의 효능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자.

막걸리에는 유익한 효모가 살아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빵을 만들 때 막걸리로 반죽하면 발효가 잘 되는 것도 이 효모의 작용이다. 효모는 술을 잘 발효되게 할 뿐 아니라 건강 증진에도 큰 도움을 준다. 최근 효모의 영양학적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콜이 고혈압이나 심장병, 동맥경화와 같은 순환기의 성인병을 유발시키는 것과는 달리 막걸리에는 생 효모가 들어 있어 혈청 속의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다. 또한 생명현상과 관계가 깊은 단백질 성분인 필수 아미노산을 균형 있게 가지고 있다.

따라서 체내조직의 합성, 발육촉진, 식욕증진, 조혈, 젖의 분비촉진에도 효과가 있다. 이러한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이 막걸리에 2%가 들어 있다. 우유의 3%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양이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술에 들어 있는 단백질 양을 보면 청주가 0.5%, 맥주 0.4% 이며 소주에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

그 밖에도 피부 미용에 효과적인 비타민B 복합체와 우리 몸의 피로 물질을 제거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유기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의 장수자들은 유기산이 풍부한 과실이나 발효유 등을 많이 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장수자들 중에 막걸리를 즐겨 마시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하우저 박사는 그의 저서 <젊어 보이며 장수하는 법>에서 효모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질 등이 젊음을 유지하고 장수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의 막걸리가 수출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마시는 술 이왕이면 몸에도 좋은 막걸리를 애용하면 어떨까? 모처럼 불고 있는 막걸리 바람이 쌀 소비 촉진에도 도움이 되어 조금이나마 우리 농민들의 걱정을 덜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고제명 농협중앙회 청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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