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3주년 충북지방변호사회 김병철 회장 인터뷰

"가장 작은 소송을 가장 가치있는 소송으로 생각하는 변호사회가 될 겁니다. 그게 진짜 변호사 아닌가요?"

충북지방변호사회가 9일 53번째 생일을 맞는다. 사람으로 따지면, 하늘의 뜻을 알게 되는 지천명의 나이를 넘긴 원숙한 중년의 모습이다.

20대, 21대 회장을 연임하고 있는 김병철(52·연수원 18기) 회장은 80명의 변호사를 이끌고 있다.

"충북지방변호사회는 한마디로 봉사단체입니다. 지역주민을 위해 법률로써 봉사하는 단체요. 돈 많이 버는 변호사를 훌륭한 변호사로 생각하는데 그런 세태가 서글퍼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 편에 서서 공감하고 구제해주는 변호사가 진짜 훌륭한 변호사거든요. 그래도 그런 후배들이 있어서 희망은 있어요."

지난 53년동안 법조타운은 세 번 터전을 옮겼다. 그때마다 변호사회도, 지역 법률문화도 조금씩 달라졌다.

충북도청 뒤편 문화동시대에서는 일제 식민지문화를 청산하고 법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진 도민들을 위해 부동산소송 등을 많이 진행했고 1971년~2008년의 수곡동시대에서는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화로 소외된 이들의 권리구제에 힘써왔다. 현재의 산남동시대를 맞아서는 법원·검찰의 시설, 민원처리서비스 등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변호사회도 업그레이드됐다고 김 회장은 평가한다.

올해 활동을 시작한 신대희·신국희·김난연 등 여성 변호사 등장에 대해서도 좋은 변화로 거론했다.

"여성 변호사들이 훌륭히 해내고 있어요. 남자만 있던 변호사회에 여성 변호사들이 같이 활동하니까 재판분위기뿐 아니라 변호사회 분위기도 더 밝고 부드러워졌어요. 앞으로 여성변호사들이 더 많아져야 해요."

최근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

"법률시장 개방으로 지난 9월26일부터 외국변호사에게 일부 법률사무를 허용하는 외국법자문사법이 시행되고 있어요. 도내 로스쿨 졸업자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도 걱정입니다."

앞으로 계획은 항소법원 설치와 글로벌한 변호사회를 만드는 것.

"1심 법원과 독립된 항소법원을 지역에 설치해 지역정서를 반영해야 해요. 지역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던 한 사기사건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대전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에 그쳤어요. 지역정서가 반영이 안됐기 때문이죠."

일본 미야자끼변호사회 이외에 이달 말에는 중국 산동성 제남변호사회와도 자매결연을 맺어 질을 높일 계획이다.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외국어를 배우는 변호사들도 부쩍 늘었다. 신연우·김태영·이광형·오세국 변호사는 중국어 실력이 수준급이며 윤경식·박충규·신국희 변호사는 일본어 실력이 뛰어나다.

'법은 죄인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용서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이념 아래 충북지방변호사회는 창립 53주년을 맞아 새시대, 새로운 도약을 설계하고 있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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