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정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들어 지방분권 또는 균형발전이라는 타이틀로 지방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 부문과 마찬가지로 문화부문 역시 중앙에서 계획되고 집행됨으로써, 상대적으로 문화행정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지역에서의 문화에 대한 관심은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시단위를 벗어나 군단위 자치단체로 가면 더더욱 극명해진다.

우리는 지금 지역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해당지역과 타 지역을 구분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문화'가 강조되기 시작했으며, 지역 내 고유의 문화유산을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 홍보함으로써 지역의 위상을 정립하고 이를 생산활동에까지 연결시키기 위한 기반확립의 일환으로 지역문화자원에 대한 화폐적 형태의 가치추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보다 현실적으로는 지역문화에 대한 낮은 인식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중의 하나로, 지역내 존재하는 문화유산에 대한 경제적인 가치를 추정함으로써 주변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특히 지역에 있어 고유한 문화적 요소를 활용하여 상품화 하는 일은,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구조의 환경속에서 지역 개발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잠재적 문화유산을 발굴해 지역내 대표적인 문화관광으로 상품화하는 것은 지역의 대외 이미지 제고를 통한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까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매우 중요한 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가치추정 작업은 지역문화 상품화의 중요한 기초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직지에 대한 가치를 추정에 관한 논의는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지역문화와 지역사회 발전과의 상호 관계를 새롭게 규정해보는 출발점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이러한 연유로 수도권과 청주권의 직지에 대한 가치인식을 추정해보고 상호 비교해 지금까지의 직지관련 정책에 대한 개괄적 평가를 시도한 결과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이번 추정 결과가 2003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고, 두 번 째는 수도권과 청주권의 가치추정 결과 역시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결과는 2003년 이후 추진된 직지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들이 전국, 또는 지역민이 직지에 대해 느끼는 가치의 규모증대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두 번째 결과는 우선 수도권이 청주에 비해 소득수준이 높고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는 당연하겠지만, 직지가 청주시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득수준과 문화적 수준의 격차를 인정하더라도 최종적인 가치규모가 비슷한 크기로 추정되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는 그간 청주지역에서 이루어진 직지와 관련된 각종 투자사업에 대해 청주시민의 경우, 타 지역 사람보다 직지와 관련된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직지에 대한 피로도가 높게 나타남으로써 상대적으로 가치에 대한 인식을 낮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또 직지축제의 참여 변수에 대한 계수값은 음의 수치를 보이고 있음이 주목되는데, 이는 직지축제에 참가한 후 오히려 직지에 대한 가치 인식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 이것 역시 반복되는 직지관련 사업에 대한 피로도 때문이 아닌가 판단된다.

만일 이러한 추론이 어느 정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면, 지금이 그간에 이루어진 직지관련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가장 빠른 시점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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