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원장

생전에 저희 아버지께서는 수수께끼 두 개를 종종 내시곤 했습니다.

'개벽'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에서 보신 것이라는데 재미있습니다.

첫 번째 수수께끼는, '우리의 눈은 둘이지만, 만약 하나만 얼굴에 두고, 다른 하나를 우리 몸 중 다른 곳에 둔다면 어디가 제일 편리할까요?

뒤통수요? 아닙니다. 답은 집게손가락 끝에 두는 것입니다.

이유인즉, 몸은 가만히 두고, 손만 들어 뒤를 보면 보일 것이고, 손만 내리면 아래도 자연히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어떻습니까?

생각해 보면, 대단히 편리할 것 같지 않나요?

그럼, 두 번째 수수께끼입니다. 함께 맞춰보시죠~

'우리 신체에서 가장 더러운 부위가 어디일까요?

발? 항문? 아닙니다. 답은 손이랍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손은 우리 신체에서 가장 많이 외부 물체와 접촉을 하는 부위입니다.

깨끗한 것도 만지지만 더러운 것도 많이 만져야 합니다. 그래서 손이 가장 더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 자고 일어나면 신종플루로 인한 기사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큰 병은 아니라는데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마냥 불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치료제라는 '타미플루(Tamiflu)'가 우리나라에서는 부족하다는 소식이 들려와, 불안을 더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신종플루의 가장 좋은 예방책으로는 손 씻기를 대대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4일자 동아일보를 보니 170년 전에 유럽에서 산모 사망률이 20%에 이르렀는데, 산부인과의 의료진에게 손 씻기를 철저하게 시켰더니 사망률이 무려 1%로 떨어졌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미생물과 전염병에 대해 연구한 유명한 루이 파스퇴르에 의하면 병든 환자를 진료했던 그 손으로 건강한 산모들의 몸을 진찰했으니 병을 옮기는 것과 같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0세기 들어 의사들은 손 씻기 지침을 만들어 환자 진료 시에는 철저하게 손을 씻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서도 손 씻기가 감염질환의 60%이상을 예방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손 씻기 운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2005년 대한의사협회 등이 주가 되어 만든, '범국민 손 씻기 운동본부'에서도 대대적인 손 씻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손 씻기는 완전 멸균을 위한 것보다는 세균의 증식억제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1마리의 세균이 1시간이면 64마리, 3시간이면 26만 마리로 폭발적인 증식이 되는데, 식약청얘기로는 비누로 15초만 잘 씻어도 90%, 30초 이상 씻으면 99%를 제거할 수 있다네요.

또 우리가 잘 몰라 그렇지, 가만히 하루 일상을 관찰해보면 사람은 습관적으로 손으로 코와 입을 잘 만진다고 합니다.

세균이 우글우글 거리는 손이 계속 콧구멍을 만지고 입술을 만지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는 명명백백한 것이겠지요.

같은 날짜 동아일보 횡설수설에 의하면, 신종플루가 심한 유럽에서는 악수까지 사라지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아무리 무섭다고 악수까지 꺼려서야...

다만 철저한 손 씻기는 아주 중요한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신종플루, 손 씻기로 물리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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