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그곳의 풍습을 따르라는 말이다. 이 말은 장자(莊子) 외편(外篇)에 나오는 글로, 속인은 속세의 풍습대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이라는 말이다.

이런 말은 서양속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인을 따르라는, 'Do in Rome as the Romans do'"라는 말로 속세풍물(俗世風物)인 세상 돌아가는 이치대로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속세간(俗世間)의 풍습(風習)이나 습관(習慣)은 지방마다 속설(俗說)이 다르기 때문에 그 지방의 세간에 적응하지 못하면 삶이 힘들어지게 된다. 속사(俗事)란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잡다하고 하찮은 자질구레한 일들이다. 환경이 바뀐다고 고착(固着)화된 풍습이나 습관화된 의식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지만, 이에 적응하려면 꾸준 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공자 말씀에 "사람으로 꾸준함이 없으면 의원(醫員)이나 무당(巫堂)노릇도 할 수 없다." 했는데 참으로 옳은 말이다. 주역에도 "덕을 닦음에 꾸준함이 없으면 항상 수치를 당한다." 했다.

공자도 이런 글을 읽고 "점은 칠 것도 없는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습관은 옛날부터 이어져 오는 풍습으로,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이다. 시대의 변천과 함께 습관도 자연스럽게 변하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미풍양속(美風良俗)마저 버리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지킬 것은 지키며 적응하며 살아야 한다.

/ 김홍선 '마음으로 보는 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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