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원 前 청주교육장

김전원 전 청주교육장
선거 때가 되면 일하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쓸 만하고 믿음직한 일꾼이 없단다. 도대체 누가 쓸 만하고 누구에게 믿음직한 일꾼을 찾는 것인가.

쓸 만한 일꾼을 고르는 일은 국가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기의 시작이며, 그 일꾼들의 재주와 학식과 능력과 인격 등이 모여 능히 일당백만이나 천만의 몫을 해낼 수 있기에 광명한 대낮에도 등불을 켜들고 일꾼을 찾고 있으리라.

일꾼은 타고난 성품에 더하여 가정과 학교 교육으로 날카롭게 갈고 전광석화처럼 닦으며 지역사회의 관심 속에 차별화로 길러진다.

훌륭한 일꾼을 배출한 가정의 교육은 환경의 호불호를 떠나서 부모가 하나같이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헌신과 배려가 남달랐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동서고금의 훌륭한 인재들의 생애를 곱씹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자녀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부모한테서 자란 아이가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일꾼이 된 사례는 찾아볼 수가 없다. 부모는 자녀들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고관대작의 자녀 중에서 망나니가 나왔다면 그 가정교육을 반성해 볼 일이다.

배우고 익히면서, 깨닫고 실천하면서, 시행착오로 성숙하면서, 자신이 어른이 되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큰일을 해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가난하고 힘없는 불쌍한 이웃을 돕겠다는 배려하는 마음을 다듬었다.

그러면서 창의성과 리더십, 솔선수범과 협조, 연구 노력하며 새로움에 도전하는 인내력과 성실성 등을 스스로 키워 나갔다.

힘을 모아 약자를 도와주고, 타인을 위해 내 것을 버릴 줄도 알고, 측은한 것을 보면 가슴 아파하며 마음속으로 뜨거운 눈물도 흘렸다. 내 몫을 챙기기 위해 경쟁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의 더 많은 혜택을 위해 한걸음 양보하는 것도 배웠다.

가족과 이웃과 친구와 동료를 끔찍이 사랑했으며, 어른을 공경하면서 아래 사람을 아끼기도 했다. 어릴 때 핥아먹던 흙냄새를 못 잊어 고향을 등지지도 않았고, 객지에 나가서도 뒷동산과 시냇물이 그리워 고향 까마귀 꿈도 꿨다.

친구들과 고장발전을 위한 청사진도 그려봤고, 미력하나마 노력봉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른들의 피와 땀으로 체험한 가르침은 금과옥조로 소중하게 받아들였고, 누군가는 잡초가 되어야 조화를 이룸도 깨달았다.

그들은 이런 것을 가정에서 가족들과 부딪치면서, 친구들과 싸우면서, 학교에서 종아리를 맞으면서, 그리고 이웃 어른들의 칭찬과 격려와 질책을 고맙게 받아들이면서, 터득하고 수양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인격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도야해 왔다. 이른바 '내가, 지금, 잘해보자.' 이다.

그들도 주위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었겠지만 팔다리와 배에 힘을 주면서 지혜를 짜내가며 혼자 버티려 애를 썼고, 받은 도움은 어떻게든 반드시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마음속에 새겼다.

주위 사람들은 그가 꼭 자기 몫을 제대로 해낼 사람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다음에 이 고장을 잘 지켜주길 염원했다. 그러면서 평범 속의 진리를 일깨워 주기도 했고, 해야 할 일을 일러주기도 했으며, 필요하다면 힘이 되어 줄 것도 스스로 찾아와 약속했다.

일꾼을 인위적·조작적으로 짜 맞춰 키우게 되면 그가 하는 일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런 일꾼의 주변엔 그 능력을 빌어 신세를 지려는 지극히 이기적인 사람들만 들끓어 일을 망치기가 십상이다.

제대로 된 일꾼은 자신의 환경을 백분 활용하여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면서 자기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개천에서도 용이 났고, 산골 무지렁이도 광야에서 호령을 했다. 그래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고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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