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기 인턴기자 / 경제부
경제학의 기본원리 중 '파이의 법칙' 이란 것이 있다. 파이의 조각을 아무리 늘려봤자 개인이 먹을 수 있는 양은 한정돼 있다. 개인에게 돌아갈 파이의 양을 늘리려면 파이의 조각이 아니라 크기를 늘려야 한다. 파이의 법칙은 경제학을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다.

CS유통의 '굿모닝마트' 복대점이 지난 15일 기존의 ㄱ마트와 직선거리로 5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기습 개점했다. 날고 뛰는 대기업의 유통전문가들이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있는 '파이의 법칙'을 모를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ㄱ마트옆에 나란히 문을 연 굿모닝 복대점은 지역마트와 싸워서 이길 자신이 있기 때문에 입점을 강행했을 것이다. 덕분에 ㄱ마트는 제 살을 깎아가며 생존경쟁을 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월부터 도내에서 벌어진 SSM사태를 지켜본 기자는 이번 굿모닝 복대점 사태가 심각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일은 소상공인의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대기업의 '파이 차지하기'가 문제의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충북도 등 관련기관의 소극적 행태에 아쉬움이 남는다. 충북민생경제살리기운동 등은 굿모닝 복대점이 기습개점한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도에 사업일시정지를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충북도는 입점시기, 서류통보일자 등의 이유를 들어 즉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가 전화통화를 통해 도지사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사업일시정지 권고를 결정했다.

지난 8월 내려진 'SSM 사업조정제도 시행지침'을 조금만 꼼꼼히 봤거나,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하는 진정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신속한 조치가 내려졌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관련기관과 시민들이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작은 파이를 조금이라도 더 먹기위해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둥바둥 애쓰는 대기업들의 '자제'도 당부해본다.

/ jkmin1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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