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재난 미리 대비하자
(5) 예방이 먼저 - 일본·대구 사례
예측불허 재난 미리 대비하자
(5) 예방이 먼저 - 일본·대구
사례
중부매일·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공동기획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했던가. 일본과 대구는 대형재난을 겪은 뒤 그 아픔을 교훈삼아 방재에 선두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고베시는 1995년 진도 7.3의 강진으로 6천434명이 목숨을 잃고 4만3천792명이 다쳤다. 일본은 이후 체험관
등으로 방재의식을 높이고 방재시스템을 예방과 대비위주로 새로 짰다.
'재난의 도시'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던 대구시는 도시브랜드를
'소방·안전'으로 키우고 있다. 대구는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로 192명 사망, 1995년 상인동 가스폭발사고로 101명 사망, 2005년
서문시장화재로 1천억원 피해 등 줄줄이 대형재난을 겪으면서 재난을 다시 인식했다.
◆"더이상 대형재난은
없다" 체험교육으로 재난 대비 = "잊지 않겠습니다. 이 땅에 다시 이런 아픔이 없기를…"
2003년
2월18일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방화로 시작된 참사는 대구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당시 192명이 숨지고 152명이 다친
'아픔'은 대구를 '재난안전도시'로 만든 시발점이 됐다.
"앞으로 대구지하철참사보다 더 큰 사태는 없을 겁니다. 지하철이나 극장, 백화점… 재난상황이면 다 똑같습니다. 첫째 침착해야 합니다. 둘째 곳곳에 소방시설이 많으니 평소 소화기, 피난유도등 등을 눈에 익혀둬 대피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연기는 위로 올라가니까 몸을 숙이고 손수건으로 입을 막아야 합니다."
교육을 맡고 있는 정현관 소방장은 "시민교육이 주목적이고 안전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가족단위 체험객이 많고
외국인도 찾는다"고 소개했다.
7살, 9살 자녀와 함께 온 이경숙(40·여·대구 신암동)씨는 "평소 다 아는 건데도 전문가 설명을
듣고 실제 해보니까 도움이 많이 됐고 오길 잘했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 지하철 참사 아픔 딛고 다시 태어난
대구도시철도 = 대구지하철 내부에는 신문이 보이지 않는다. 가판대도 없다. 이용객들은 지하철의 제일 끝칸에 주로 타고 출입문과
가까운 쪽의 의자부터 앉는다. 혹시라도 발생할 지하철사고에 신속하게 대피하기 위해서다.
참사 이후 대구지하철은 많이 달라졌다.
지하철내부에는 화재·지하철대피요령·소화기사용법 등을 설명하는 방송이 하루에 수백번씩 흘러나온다. 칸마다 비상인터폰 2개와 소화기 2대, 비상시
문여는 방법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고 전체 56개 역 대합실 등에는 인명구조장비함이 2~3개씩 비치됐다.
전동차 시트를 방염처리했고
내장재는 불연재로 바꿨으며 바닥과 계단은 정전이 돼도 1시간동안 빛을 발하는 야광타일과 야광표지로 교체했다. 이들 대부분은 전국 지하철로 확대
도입됐다.
일본의 자주방재조직률은 수즈오카-켄 98.6%에 달하는 등 평균 66.9%를 보이고 있다.
교토대 오카다 교수는 "고베지진
당시 구출된 3만5천명 중 75%가 이웃주민과 가족에 의해 구조됐고 재난 발생 후 최초 1~2시간은 행정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지역주민간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미정·엄기찬
● 현장에서- 재난대응도
'백문불여일견'
"지진이 발생해 건물이 흔들릴 때는 각종 물품이 추락하기 때문에 건물
안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건물은 V자로 무너지기 때문에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나 화장실, 식탁밑이 안전합니다. 지진 시 화재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전열기기 전원을 끄고 출입구를 확보해둬야 탈출이 가능해요. 밖에 있을 때는 가방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건물과 담을
피해 안전한 운동장 등으로 대피합니다."
"소화기로 불을 끌 때는 불꽃을 쏘아야 합니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교육을 맡고 있는 소방관(전체 17명)은 체험교육 2시간 내내 쉴 새 없이 설명을 이어간다. 체험객들에게 재난대응 관련 정보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서다.
각종 재난 대응요령이나 생활속 안전수칙 등은 평소 다 아는 내용 같지만 막상 재난상황을
가상해 체험해보면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재난대응도 백문불여일견! 그 점에서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같은 재난체험관은
재난대응능력에 효과가 매우 높다.
재난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고 재난대응능력을 키워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
김미정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