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통역인원 없고 안내책자 전무 고통받아

신종인플루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에 대한 관리대책이 미흡해 신종플루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특히 일부 거점병원의 경우 신종플루 검사절차와 방법이 복잡한데도 외국인을 위한 통역인원이나 안내책자가 비치돼 있지 않아 의사소통의 어려움까지 호소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2009년 5월 기준 총 2만6천681명으로 전체 도민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각 시·군 별로 보면 청주시가 6천63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음성군이 5천284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돼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충주시 3천398명, 청원군이 3천698명, 진천군이 2천124명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런 외국인 거주 인구에 비해 지자체나 거점병원에는 마땅한 대안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외국인을 비롯한 주민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도내 거주 외국인들 중 근로자가 1만2천279명으로 대부분 한국어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온 학생도 3천504명으로 대부분 유학생들이 아직까지 제대로된 언어를 구사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주에 있는 A대학 외국인 교수 존 모(46·캐나다)교수는 "얼마전 감기기운과 고열로 인해 병원을 찾으려 했지만 너무 복잡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며 "어쩔수 없이 다음날 수업 듣는 한국 학생 두명에게 도움을 받아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신종플루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신종플루에 대해 이해는 하고 있지만 검사받는 절차와 방법 등이 복잡해 어렵다"며 "통역을 할 수 있는 인원이나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된 안내책자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유학을 온 리 모(26)학생은 "한국에 유학온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대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얼마전 기숙사에서 감기 기운이 있어서 혼자 병원을 찾았는데 잘 몰라서 병원도 여러군데 헤맨 뒤 충북대병원에 가서 겨우 치료를 받았다"며 "택시비에 검사비까지 약 15만원이 넘게 들었다"고 토로했다.

청주의 한 거점병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내려오는 지침대로 행동하고 있으나 특별히 외국인에 대한 홍보나 시행하고 있는 대책은 없다"며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외국인이 적지 않으나 아직 까지는 전문적으로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사람은 없어 의사들이 영어로 간단한 소통을 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법체류자 관련 진료에 대해서는 "등록되지 않은 외국인에 대한 외래진료는 안되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 국·도비 지원사업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 4일부터 신종플루 관련 중앙재난안전본부를 가동하고, 전국 16개 시·도와 230개 시·군·구에서도 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역특성을 반영한 외국인 관련 특별대책을 포함하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 신국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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