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릴 차 / 칼 도 / 죽일 살 / 사람인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손자병법 36계중 제3계의 하나다. 요즘 용어로 한다면 청부살인(請負殺人)이라는 것인데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친다는 뜻이다.

살인(殺人)이 목적이면 차도(借刀)는 하나의 방법인데, 역사 속에는 이런 계책에 의하여 국가의 존망과 안위가 결정될 때가 많다.

공자가 곡부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을 때, 제나라에 있던 금뇌가 찾아와, 제나라가 노나라를 침공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때 제자인 자공이 "노나라를 구할 방책이 있사오니 저를 제나라로 보내 주십시오"하고 간청한다.

제나라로 간 자공은 제나라와 오나라가 싸우게 부추기고, 다시 진으로 가서 오나라와 싸우도록 하니, 결국은 오나라는 격파 당하고 제나라는 혼란에 처하니, 진나라는 강국이 되고 노나라는 후견국이 된다는 고사성어에서 비롯된 고사다.

후한 말기 예형이라는 사람은 성격이 오만하고 입바른 소리를 잘하여 조조를 곧잘 비방했다.

조조 입장에서 그를 죽이는 것은 참새나 쥐를 죽이는 것보다 쉽지만 특별한 재주가 있어 이름이 알려진 그를 죽이면, 포용하는 도량이 없다는 평판이 나게 될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그를 쉽게 죽일만한 사람은 생각이 좁고 성질이 급한 형주의 유경승이라 생각한 조조는 예형을 강제로 말에 태워 그에게 보내지만 그를 죽이라는 계략을 알아차리고 다시 황조에게 보낸다. 그러자 황조는 독설을 퍼붓는 예형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그 자리에서 죽여 버린다. 차도살인은 이처럼 남의 힘을 빌어 불쾌한 대립 관계에 있는 상대를 죽이는 계책을 말한다. / 김홍선 마음으로 보는 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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