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입문을 꿈꾸는 예비교사들이 많다. 2010년 중등신규임용시험 지원현황에 의하면, 서울의 경우 최고 경쟁률은 237대1(음악), 전체 평균경쟁률은 43.8대1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교직의 전성시대로 불러도 좋을 듯하다.

그런데 이런 현상들이 바람직한 것일까? 아니다. 일견 높은 경쟁률이 교사들의 자존심을 올려줄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한계는 거기까지다. 교직만큼은 입문해야 될 사람만이 입문해야 된다는 점 때문이다. 높은 경쟁률이 오히려 교사체질인 사람들의 진입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교직이 인기라는 말의 행간은?

교직은 아이들에 대한 생득(生得)적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생득적'이란 말에 반드시 방점이 찍혀야 한다. 한번 교사는 영원한 교사로 표현되는 직업의 안정성, 살림과 병행하기에는 교직이 그만 이라는 여성적 시각으로 만 입문하는 것은 문제다.

모든 직업에는 그 특성에 맞는 체질이 있다. 군대체질은 군대생활이 적성에 맞는 체질이다. 위계질서를 잘 따지고 지키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사업가 체질은 대인관계에 능하고 돈에 대한 관념이 남다른 사람들이 딱이다. 연예인 체질도 있다. 예능에 대한 끼가 있고 사람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 제격이다. 교직도 마찬가지다. 교사체질이 있다.

특히, 교직의 경우 체질이 아니라면 문제는 생각이상으로 커진다. 아이들이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되는 탓이다. 성향(性向)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이 가르친다고 생각해보라. 하루가 멀게 비리를 저지른다고 생각해보라. 교사 본인들이야 그렇다고 해도 아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런 교사들과 조석(朝夕)으로 만나야 하는가.

그래서다. 교사체질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교직적성지수'를 만들었다. 남세스럽지만 '한병선의 교직적성지수 판단법'이다.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교사 지망생들은 스스로를 가늠해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직 교사들도 자신의 적성지수를 평가해볼 수 있는 진단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성격적 요소'와 '실천적 요소'를 고려했다. 총5개의 문항이다. 전자는 선천적으로 교직이 적성에 맞는지를 묻는 내용이다(첫째와 둘째 문항). 후자는 실제 교직수행과 관련된 것이다(셋째, 넷째, 다섯째 문항). 이들 문항들은 교직에서 기본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요소만을 간추린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생득적 애정 필수

첫째, 천성적으로 아이들을 좋아하는가?. 그렇다(3점), 보통이다(2점), 아니다(1점). 둘째, 어린시절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는가? 그렇다(3점), 보통이다(2점), 아니다(1점). 셋째, 아이들을 인격적 존재로 인정하는가? 그렇다(3점), 보통이다(2점), 아니다(1점). 넷째, 스스로 윤리의식이 높다고 보는가? 그렇다(3점), 보통이다(2점), 아니다(1점). 다섯째,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그렇다(3점), 보통이다(2점), 아니다(1점).

시험은 끝났다. 계산방법은 간단하다. 전체 문항에 대한 각각의 응답점수를 합산하면 된다. 만점인 15점에 가까울수록 교직적성지수가 높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이를 바탕으로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

재론하지만, 교사는 생득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행복해진다. 직무수행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성직자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자기 통제적이어야 한다. 직업의 안정성, 살림과 병행하기에는 교직만한 직업이 없으니까가 아닌, 진짜 체질들이 교직에 입문해야 한다는 것, 경쟁률이 높다는 말, 인기 직종이란 말이 그리 달갑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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