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 속에서 편리하고 혼잡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이런 삶 속에서 화재, 구조, 구급 등 각종사고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는 일상적인 일들이 돼가고 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스피드는 곧 경쟁력이다. 이런 경쟁 속에서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는 요즘 1가구 2차량 이상 보유 가정이 늘어나면서 약 1천700만대의 차량이 우리나라 도로를 점유한지 오래다.

이로 인한 교통량의 증가와 무분별한 차량들의 불법 주·정차로 차량 정체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됐고, 이런 상황은 각종사고 발생시 현장으로 출동하는 소방차량과 사고 수습차량들의 현장출동 지연이란 상황을 만들었으며, 출동지연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연결고리가 형성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발생된 각종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소방관들은 커다란 소방차를 운전하며 어디든 출동한다.

소방차량이 출동하면 대부분의 주민들은 출동 중인 소방차량을 위해 도로 한쪽으로 피해주는 양보의 미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일부 소수의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간다.

물론, 피해줄 곳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이 있다.

자신의 집에 불이 났거나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아파 소방서 신고전화 119에 전화해 본 경험이 있다면, 불과 3분도 채 기다리지 않았는데 30분 이상을 기다린 듯한 길고 긴 불안과 초조함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이런 불안감 해소를 위해 우리는 다음 사항을 꼭 기억하고 행동으로 옮겼으면 한다.

첫째, 골목길 한쪽 주차하기. 둘째, 소방차전용 주차 구획선 안에 차량 주·정차하지 않기. 셋째, 출동 중인 긴급차량에게 차선 양보하기. 이제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었다.

그 어느때 보다 화기를 많이 다루는 계절이 돌아온 만큼 우리는 다양한 화재위험에 노출돼 있다.

화재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 우리주변에 화재발생 위험요인은 없는 지 수시로 점검하고 주의를 기울여 화재없는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

오늘도 우리는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소방차량을 수 없이 보고 있을 것이다. 사고현장으로 출동하는 소방차들은 1초라도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하기 위해 양보없는 차량들과 양쪽 도로에 주차돼 있는 많은 차량들을 피해 위험을 감수하며 곡예 운전 중이다.

소방차가 출동하는 대상은 바로 내 이웃일 수도 있고, 내 가족. 내 친구일지도 모른다. 나 편하자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골목길 한쪽 주차와 소방차 출동시 피해주고 양보해주는 나의 작은 실천이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시작 임을 다시 한번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박진영 영동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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