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수안보면 온천리, 안보리 일원에 걸쳐있는 수안보온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용출 온천수로 인근의 월악산, 충주호, 송계계곡 등 수려한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국내 유수의 온천중 하나이다. 소백산맥 조령의 북서쪽 산록에 자리잡고 있는 산간 휴양관광지로서 인근에 미륵사지, 하늘재, 덕주산성, 주정산봉수대 등 역사문화자원도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8,90년대 유명관광지였던 많은 곳이 최근 들어 관광객 유치 측면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그 성적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도내만 하더라도 속리산 법주사가 그렇고 또 수안보 온천이 그러하다.

충북도내에는 현재 수안보온천과 더불어 국립공원 속리산, 단양지역 등이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단양군을 제외한 나머지 두 지역의 관광특구의 현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현행 온천법에는 온천에 대한 적절한 보호와 온천의 공동적 이용증진 및 효율적인 개발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시장, 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의 신청에 의하여 온천원이 부존되어 있는 지역을 온천원보호지구로 지정 또는 범위의 변경이 가능하다. 이 법에 따라 다소 느슨해진 온천법의 근거에 맞기만 하면 우후죽순으로 각 지자체에서는 온천지구의 지정을 추진하였고, 그것은 곧바로 수안보온천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되었다. 거기에다가 수안보지역은 개발 가용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한화워터피아, 스파캐슬 등 비교적 규모가 커다란 복합관광시설의 유치가 어려웠던 점도 한 몫을 하였다.

또 온천지구내 대부분의 숙박관련 관광시설이 노후화되어 있다. 이 점은 속리산국립공원도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지만 최근의 경기상황이나 관광객 이동 추이로 볼 때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 또한 아닌 듯하다. 또 사실 숙박시설이 현대화되었다고 꼭 관광객이 증대한다는 보장도 없다.

수안보는 인근의 사조리조트 시설과 함께 겨울철에 관광객이 집중되는 대표적인 계절성 관광지이다. 관광관련업에 종사하는 지역민의 경우 겨울철 한철 벌어서 1년을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 또한 현재 수안보가 갖고 있는 약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몇몇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수안보온천이 가장 중요하게 집중해야 할 부분은 다름 아닌 '온천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수안보온천은 최근 들어 급증한 여타의 온천지와는 그 성격 자체가 다르다.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 20여종의 사서(史書)에 기록되어 있다는 역사성부터가 다르다. 또 지하 250m에서 뿜어져 나오는 용출수 온도가 53℃에 이르고, 산도 또한 8.3의 약 알칼리상 라듐온천으로 현대인의 산성체질을 건강한 알칼리 체질로 변화시키는 친(親)건강의 속성을 갖고 있다. 더욱이 무엇보다도 온천수의 관리를 해당 자치단체인 충주시에서 직접 관리함으로써 지하수와 혼합하지 않고 용출수를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온천의 수질 보장이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온천으로서 수안보온천만이 갖고 있는 특장점을 살려서 전국 제일의 보양온천으로서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즉 노후화 되어 있는 관광시설의 현대화, 다양한 먹거리의 개발 등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것은 보조축일 뿐이다. 당연히 주축은 수안보 온천수에 집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타 지역에서 복사할 수 없는 수안보만의 장점을 유지해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수안보온천은 타 온천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인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야 한다. 한편 다행인 것은 최근에 수안보에 이르는 고속도로, 지방도 등 교통망이 대폭 확충됨으로써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의 관광추세인 승용차를 이용한 가족단위 관광객의 유입이 늘어날 수 있는 좋은 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약하면 수안보온천의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 전략의 중심은 '온천수'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다양한 관광관련 인프라 시설의 확충 또한 필요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이다. 53℃의 자연용출수, 자치단체의 체계적인 수질관리를 특징으로 하는 수안보만의 뛰어난 온천수는 수천 년이 흘러도 오직 수안보만이 보유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정연정 충북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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