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다르게 꾸며서 하는 속임수의 거짓말을 반복하면 신뢰성이 떨어져 마침내는 아주 심한 곤경을 겪게 된다는 양치기 소년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통해 많이 인용되는 격언이다.

우리 주위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에 속아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우리를 슬프게 할 뿐 아니라 국제관계도 같은 맥락에서 신인도가 떨어져 국격을 추락시키고 있다

보이스 피싱을 비롯한 보험과 주식사기, 노인대상의 의약품 사기, 전단지의 과장광고, 사기성 구인·구직광고, 위장 전출입, 허위 공문서, 거짓 증언, 사기 결혼, 대리 출석, 선거 공약등이 그렇다.

거짓말은 이런 것뿐이 아니다. 심지어는 대국민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잘해야 정치 9단이 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이들은 입만 벌리면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매일처럼 나오는 신문 방송의 정정보도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해관계에 얽매여 마치 자기의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은 그런 사탕발림의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믿고 속는 우리 주변이 정말 안타깝다.

일회성이지만 부정을 정으로 돌려놓을 수만 있다면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것은 유치원의 아기들까지도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주셔서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거짓말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속아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재미로 속이는가보다. 그러면서 거짓말하는 자신도 또 누군가에게 속고 있다. 도둑의 집에 도둑이 든다고, 왕 사기꾼도 초보에게 당한다고 한다. 꼭 거짓말 왕국에 온 것 같다고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거짓말 이젠 제발 그만 하자. 정치가의 교묘한 술수도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올 자신을 생각해 이젠 그만 하시고, 드라마 속 억지춘향의 역겹고 신물 나는 거짓말도 바꿔주고, 세속의 3대 거짓말도 이젠 정말 그만 써 먹자.

내 집의 순진무구한 귀여운 아이들과 손자들이 이런 세상에서 무엇을 배울 것이며, 그들이 커서는 또 무엇이 될 것인지를 한번쯤 생각해 보자.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선 윗물이 맑아야 된다고 얼굴 붉히며 거짓말로 심하게 오염된 고위공직자와 선량들을 앞장서 탄핵 성토하던 정치인이 있다. 사기꾼에게 가산을 몽땅 날린 뒤 거짓말 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며 홀연히 세상을 등진 정치인도 있다.

취업과 대입의 면접관들에게 답변 내용의 거짓말이 들통 나 탈락되었다가 다른 면접관의 씻을 수 없는 오류로 불명예 합격한 이들이 국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묻지 않아도 알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해 세계에서 24번째의 원조 선진국이 되었으니 이제 국격도 높여야 된다고 호들갑이다.

국격이 정부에서 서두른다고 금방 향상될 일인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도국의 받는 나라에서 선진국 클럽의 주는 나라로 변신했으니 이젠 모든 것이 그에 따라 격상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피겨 요정 김연아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처럼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자신과의 싸움, 피나는 노력과 연습, 감내하기 힘든 고통, 향상발전을 위한 수천수만의 시행착오에 애국심으로 하나 된 국민의 격려와 아낌없는 성원과 협조가 뒷밭침 되어야할 것이다.

국격을 높이는 일 중의 하나는 바로 거짓 없는 정직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자리 잡히나 싶더니 일 년도 못가서 다시 흩어졌다. 다시 자리 잡으려면 또 몇 십 년이 걸릴지 모른다.

거짓말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정신 차려 후손들에게 나쁜 버릇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실천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이 거짓을 모르고 사는 세상이 될 때까지를 생각해 보면 알 일이다.

아이들이 본받고 자라 서로 믿고 도와주며, 국격 높여 일등국민 인정받고, 세계를 도와주고 이끌어가는 그런 나라 만들기 위해 한국인의 긍지 살려 이젠 제발 거짓말 좀 그만 합시다.

/김전원 전 청주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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