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올해부터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장마예보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여름철 강수패턴이 장마전후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마여부 발표와 관계없이 6월부터 9월까지 여름철 강수량의 3분의 2가 집중되고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빈번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이상홍수와 집중호우의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홍수 및 게릴라성 집중호우 규모·빈도의 증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새로운 재해관리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충북도는 최근 10년간 태풍, 집중호우 등 자연재난으로 연평균 3명의 사망 및 부상자, 859억원의 재산피해, 1천494억원의 복구비용이 소요됐다. 그밖에 화재, 붕괴, 폭발등 인적재난을 포함하면 그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이러한 현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 해법은 간단하지 않지만, 우선 두 가지 측면에서 실행방안을 찾을 수 있다. 하나는 하드웨어적인 재해예방사업 확대이고, 둘째는 소프트웨어적인 교육, 즉 방재교육과 시민 안전교육이다.

첫째, 충북도는 재해예방사업 투자를 확대해 재해위험을 조기에 해소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일석이조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16지구)에 393억원, 재난취약시설 해소사업(21개소) 28억원, 집중호우 시 주택 및 농경지의 직접적인 피해를 가져왔던 하천의 재해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하천관련 정비사업(93개소) 891억원등 5개 사업에 1천312억원을 투자해 재해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이 재해예방사업을 확대 시행한 것은 최근 늘어나는 기상이변으로 자연재해 규모가 더욱 다양화, 대형화함에 따라 사후복구 위주의 지원에서 사전예방 중심의 근본적인 대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충북도는 지난 8월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이재민사랑본부, 중부매일, 청주방송과 함께 반복되는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충북을 만들기 위해 '안전 충북 만들기' 공동협약식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관·학·언이 뭉쳐 재난예방사업을 벌이는 토대를 마련했다.

둘째, 생각(思)하고 대비(備)하는 일은 결국 사람에게 달렸다고 볼 때, 재해예방사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민의식 전환을 위한 방재교육 실시 및 안전의식 고취는 더없이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재난대비 주민행동요령인 '우리가족 안전생활 길잡이'를 1만부 제작해 시·군청, 교육청, 학교, 마을회관, 유관기관 등에 배포했으며, 도 홈페이지에 게재해 도민 누구나 재해발생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방재행정의 최종 최수혜자는 도민임을 자각해 일선 방재담당 공무원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도, 시군, 읍면동 재난업무 담당자, 유관기관 업무 담당자 등 800여명이 참석해 자연재난에 대비한 완벽한 비상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인명피해 절감 중심의 예방적 대응체계를 강화하며 현장 밀착형 방재행정교육을 강화했다.

손자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손자는 시대를 앞서 치밀한 대비와 철저한 분석을 통한 준비를 전승의 기초로 보았다. 전쟁은 용맹과 혈기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요소를 사전에 대비, 대응해야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재난관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재난이 발생할 때만 관심을 가지고 피해가 발생한 후에 사후 수습만 할 것이 아니라, 재난예방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확대, 다양한 분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철저히 대비한다면 예측가능한 어떠한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도민 누구나 안전하고, 행복한 '재난관리 선진도'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다.

/송영화 충북도 건설방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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