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원 前 청주교육장

김전원 前 청주교육장
지금까지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너무 과하다면서 그 경감을 위한 여러가지 대안을 적용했었지만 어느 것 하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도 못한 채 시행착오만 거듭하고 있는 동안 공교육의 신뢰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평준화로 인해 소홀해진 영재성교육 추진을 위해 정부에서 설립한 외국어고를 비롯한 특목고와 특성화고교의 입시 경쟁이 사교육비 증가의 원흉이라며 인재양성 교육에 기여한 영재성 교육을 제도적으로 저지하려들고 있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그런 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공교육의 경쟁력이 떨어져 사교육에 그 자리의 일부를 내준 것이 사교육비 증가를 부추긴 요인임을 부인하지는 않는다면 교육경쟁을 통해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교육이 학원 중심의 사교육에 밀리고, 국공립이 사학의 학습지도 열정을 앞지르지 못하니 서로 간 교육목적의 차이를 인정한다 해도 경쟁에 뒤진 공교육은 이제 교육경쟁에서 앞서가도록 특단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공교육 종사자들이 사학을 포함한 사교육 종사자들처럼 피나는 노력으로 경쟁을 하지 않는 한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임에도 이를 근원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교직을 두고 철밥통이라며 비아냥거린다. 제도 개선은 이런 것부터 해야 할 것이다. 교직을 한시적 전문 계약직으로 하거나 교사 자격의 유효기간을 일정주기로 갱신하게하며, 교원평가 결과를 부적격 교원의 여과도구로 활용하는 방안도 시도해 볼 수 있다.

교사들에게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해 주고 각자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조건 지워준다면, 사교육을 앞지르는 공교육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사교육의 교육방법이 공교육의 교육방법과는 차원이 다르긴 해도 공교육의 미비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사교육임을 인정하고, 학생과 학부모 및 일부 공교육 종사자들마저 그것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공교육에서도 사교육의 교육방법을 원용하지는 않더라도 한번쯤 살펴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다면 부분적으로라도 마땅히 적용해야할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공교육이 사교육과의 경쟁을 포기한 것이라고 결론짓는다면 너무 억지스런 지적일지 모르지만, 학력평가의 실시와 그 결과의 공개가 학생과 학부모의 경쟁을 부추겨 사교육비만 증가시킬 뿐이라면서 극구 반대하던 공교육 담당자들이 이를 위해 무슨 대안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

사교육에서처럼 교육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교사에게 교과담임을 배정하지 않는다면, 학습지도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지급한다면, 학교장과 학생들이 지도교사를 선택하게 한다면, 사교육과의 교육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교사의 교수행위에 최적의 교육여건을 마련해 주고 사교육에 뒤지지 않는 교육활동을 강력히 요구한다면, 그것이 바로 생계와 관련되는 경쟁이므로 피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공교육 교사들의 학습지도에 만족하고 신뢰해 사교육 의존율이 줄어든다면, 사교육비 경감은 물론이고 공교육의 신뢰도가 높아져 국제 경쟁력도 크게 올라가 세계로 웅비하는 한국의 교육수준을 보장 받게 될 것이다. 공교육에 의한 학력이 향상되면 교육경쟁력에서도 앞장서 가게 된다는 것은 아주 쉬운 논리다.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는 생존을 위한 경쟁은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노력한 결과가 타인에 의해 선택되는 과정이 생을 마칠 때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교육경쟁도 이런 과정을 벗어날 수는 없으므로 학생과 교사 모두의 교육경쟁은 마땅히 교육발전을 향한 도전일로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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