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9일 '청원군의회에 바란다.'는 본 난의 칼럼을 통해 청원 청주의 통합은 보다 큰 틀 속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었다.

이의 근거로 정부의 행정체제 개편 움직임과 관련한 시대적 흐름을 읽어야 하며, 청원 청주 통합을 담당하는 관계자들이 소명의식을 가져줄 것과 청원 청주의 이번 자율통합은 정부로부터 각종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 점도 언급했다.

특히 청원 청주가 이번에 통합되면 서울의 2배나 되는 면적을 확보한 새로운 중부권 광역시가 탄생되고, 그러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 사업들도 광역시 차원에서 추진이 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새로운 광역시의 탄생은 충북지역 전체의 위상을 높이면서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행히 정우택 도지사도 이후 14일 청원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청원군의원과 간담회 및 기자회견을 갖고 "청원·청주의 지형적 형태, 정부와 정치권의 2014년 행정구역 개편, 재정적 인센티브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청원·청주가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개인적 견해'라는 전제는 달았지만 충북도가 청원 청주의 통합을 꺼려왔다는 항간의 소문을 한꺼번에 잠재울 수 있는 메가톤급 발언을 한 것이다.
정 지사는 "청원군이 청주시를 둘러싸고 있는 도넛 형태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할 때 통합 여건은 이미 성숙되어 있는 것이며, 이번에 통합이 되지 않더라도 2014년 행정구역개편이 단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젠가 통합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청원군의원들이 시대적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었다.

충북 청원·청주상생발전위원회도 15일 "청원군의회는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지역사회의 장기적 발전이라는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청원·청주의 행정구역 통합에 참여하는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청원·청주상생발전위원회는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교부세 추가지원, 농어촌도로 확장·포장 등 통합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청원군의회의 잘못된 판단으로 받지 못해서 지역발전이 늦어지고, 2014년 강제적인 행정개편에 내몰리게 된다면 현재 청원군의 지도자들은 그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청주시가 대답해야 할 차례다.

특히 남상우 시장은 청원 청주가 통합할 경우 승진이나 구조조정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청원군 공무원들에게 제시할 확실한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
청주시의회도 통합시가 출범할 경우 첫 통합시의장을 청원군에 양보하는 문제를 비롯해서 청원군의회 의원들이 만족할 만한 카드를 제시해야 하며, 청주시민사회단체장들도 마찬가지로 이에 차례로 화답해야 한다.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고 했다.
맹자에 나오는 이 구절은 '하늘의 때는 땅의 이로움만 같지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간의 화합만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아무리 청원 청주의 통합을 바라는 천운(天運)이 깃들고, 이를 위한 각종 인센티브가 준비되어 있어도 청원 청주 사람들 간의 인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허사가 되고 만다.

당장 처리해야 할 최우선 순위의 일은 처리하지 않고 통합단체장의 남가일몽[南柯一夢]에 젖어 있다면 누구도 리더십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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