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영/충북학생교육문화원 학생문화관리부장

깊어가는 겨울밤, 음악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기쁨과 환희, 희망과 의욕을 불어 넣어 준다. 중부매일 창사 20주년기념 한빛예술단 초청 음악으로 하나 되는 드림콘서트가 12월 16일 열렸다. 쌀쌀한 겨울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충북학생교육문화원 대 공연장은 음악의 열기로 뜨거웠다.

한빛예술단은 지난 2003년 음악적 재능을 갖춘 시각장애인 52명으로 구성된 전문연주단으로 크고 작은 공연을 통해 큰 감동을 안겨 주고 있다. '하면 된다'는 불굴의 투지와 각오를 신체적 한계와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면서 그들이 일궈낸 아름다운 선율은 세상사에 지친 우리의 영혼을 촉촉이 적셔 주기에 충분했다.

한빛예술단의 첫 무대는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타악 상블로 '캐리비언의 해적'을 선보였다. 연주가 진행될수록 리듬에 빠져드는 타악 앙상블 연주자들은 신명나는 무대를 펼쳐 보였다. 캐리비언의 해적에 이어 '엘 콤반체로'를 외치며 신나는 리듬을 선보였다. 영롱한 마림바와 타악기, 트럼펫이 적절히 어울리는 신나는 무대가 돋보였다.

특히 구름위를 나는 듯한 영혼의 보이스로 청중을 압도한 김지호군의 독창, 블루오션 김지호군과 빛소리 중찬단의 목소리는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의 목소리였다.

김군은 처음부터 장애를 받아들이고 사람들 앞에 당당히 나선것이 아니라고 한다. 선천성 녹내장으로 태어날 때부터 빛을 볼 수 없었던 김군은 크고 작은 16번의 수술에도 불구하고 시력을 얻지 못했단다. 김군은 작은 빛조차 감지할 수 없는 점맹(點盲) 상태였다.

김군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것은 단연 '음악'이었다. 이날 공연에서도 부른 '거위의 꿈'은 김군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다.

'운명이란 벽'이 제겐 시각장애라는 생각이 들고, 이 노래를 듣고 부르면서 힘들 때마다 큰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노래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던 김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존경하는 뮤지션을 묻자 김군은 망설임 없이 "스티비 원더"라고 답했다. 시각장애인이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동시에 하려면 일반인의 열배, 백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하는데 스티비원더의 그런 열정이 존경스럽다는 것이다.

김군 역시 엄청난 노력파다. 노력에 대한 하늘의 답이었는지 김군에겐 얼마전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일반인들이 장기를 겨루는 한 방송국 프로그램에 출연해 3주 연속 우승하면서 유명인이 된 것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팬클럽 카페가 생기고 공연 때마다 선물을 들고 찾아오는 '열혈팬' 들도 생겨났다. 김군에겐 꿈이 있다.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음악이 큰 힘이 됐던 경험을 남들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지휘자를 볼 수 없는 상태에서 들려주는 브라스앙상블의 완벽한 연주는 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웅장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멋진 연주를 이어갔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확인하는 자리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각장애를 딛고 훌륭한 공연으로 감동을 준 드림콘서트를 내년에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기획했으면 좋겠다.

이날 한빛예술단의 콘서트는 시각 장애라는 큰 어려움을 뛰어 넘어 빚어내는 감동의 연주와 하모니를 통해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들에게도 더불어 사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여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그들이 흘린 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허물어 우리 사회를 조화롭게 만드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으로 확산 될 것이다. 그들이 들려주는 사랑의 선율은 닫힌 나, 너, 우리의 마음을 열고, 우리의 가정을, 직장을, 사회를 열어 행복과 사랑을 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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