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부지사, "정총리 충북민심 제대로 모른다"불만 토로

속보=정운찬 국무총리의 '충북 경제자유구역 시기상조' 발언(본보 1월25일자 1면)에 대해 충북도가 거침없는 불만을 토해냈다.

이승훈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2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총리실이 기본적인 인식을 잘못해 충북 민심과 괴리가 너무 크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 부지사는 "도민들은 피해를 많이 본다고 생각하고, 실제 우려도 있는데, 총리실에서 인식을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부지사는 "충북도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으면, '그런 걱정 많은 줄 안다. 나름대로 피해 없도록 하겠다'고 해야 하는데 수혜 지역이라 했다"며 "지역에 대한 민심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또 "총리처럼 도민이 인식한다면 우리도 걱정 안한다. 일방적으로 수정안 장점만 말하면 지역 민심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여러가지로 안타깝다"며 "(총리의)현실 인식 중 가장 우려가 경제자유구역이다. 지금 신청해도 검토 못한다 했는데 충북은 이미 지난해 6월에 신청했다. 얼마나 자료검토를 하지 않았으면 이런 얘기가 나오냐. 총리실 실무진에서 내용을 정확히 보고 안 드린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송 메디컬 그린시티도 경제자유구역이 안되면 세종시로 갈 수밖에 없다"며 "기존 경제자유구역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안다. 지정만 하고 실적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오송 메디컬 그린시티도 그렇고, 한국한공우주산업 유치 MOU도 그렇다. 메디컬 그린시티는 구체적인 유치 계획도 있다"고 기존 경제자유구역과 충북의 차이점도 강조했다.

그는 "안 되는 다른 곳과 비교해 다른 곳의 잘못을 우리가 뒤집어 써야 하느냐. 잘되고 있는 것은 적극 밀어줘야 한다. 적극적 투자유치를 하겠다는데 밀어주지는 못할망정 못하는 곳 제도개선 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문제다"라며 "충북경제자유구역과 태생국가산업단지 등은 세종시와 무관한 것으로 세종시 반대급부로 달라는 것이 아니다. 청주공항 활성화 대책도 마찬가지다. 총리의 인식자체가 잘못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부지사는 "그 동안 총리실 관계자 등에게 모든 것을 다 설명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중앙정부에도 다 전달했다"며 "그 동안 총리실이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 수혜 지역 발언은 충북 민심과 너무 괴리가 크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충북을 전혀 배려 안하면서 중앙정부 생각처럼 지역 민심을 (수정안 찬성쪽으로)되돌릴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충북 민심에 대한 인식 자체가 너무 부족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25일 성명을 내고 "정 총리는 충북도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오송 메디컬 그린시티' 조성 사업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비난했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정우택 지사가 '외국 학교와 병원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선행돼야 하고, 연말까지는 지정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송 메디컬 그린시티' 계획을 발표하고 이틀만에 나온 발언이라 실망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윤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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