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검색서비스 '오마이셰프'...다양한 콘텐츠에 무료 앱까지

# 1. 얼마전까지만 해도 요리에 자신이 없던 주부 A씨는 이제 더 이상 밥상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냉장고에 남은 재료만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 2. 혼자 자취를 하고 있는 대학생 B군은 ‘나홀로 밥상’이 외롭지 않다. 훌륭한 요리 도우미 덕분에 B군이 만든 요리는 혼자 먹어도 꿀맛이다.

# 3. 요리가 취미인 C양은 장을 보러 가기 위해 이제 더 이상 일일이 재료들을 종이에 적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재료들을 이미 아이폰의 오마이셰프 ‘장바구니’에 담아놨기 때문이다.

# 4. 여자친구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던 D군은 ‘아하!’하고 탄성을 지르며 오마이셰프에서 신나게 검색을 하기 시작한다.

‘오마이셰프’만 있으면 이제 너도나도 요리왕이 될 수 있다.

‘오마이셰프’는 주부 이은영(37)씨가 개발한 요리 프로그램으로, 재료를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찾아주는 레시피 검색서비스다. 본래 ‘오마이셰프’는 지난해 11월 인터넷 사이트(www.ohmychef.net) 로 시작됐으나 지난 1월부터는 아이폰에서도 앱 프로그램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아이폰에 등장한 이후로는 앱 순위 톱10안에 꾸준히 들고 있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평범한 주부로 보이는 이씨가 어떻게 이런 앱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는지 묻자 이씨는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늘어놓았다.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이씨는 대학 졸업 이후 한솔텔레콤 인터넷 사업팀과 하이닉스 웹 개발 사업에 일 했었던 벤처 프로그래머로서의 이력을 갖고 있었다.

많고 많은 프로그램 중에 요리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씨는 “요리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부 6년차에 접어든 이씨지만 자신의 요리 실력은 ‘꽝’이라고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전환하게 되면서 이씨는 요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여러 포털에서 블로거들의 레시피를 검색하는 일이 취미가 됐다. 이렇게 해서 오마이셰프가 만들어진 것. 요리에 자신이 없던 이씨가 요리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진 못하는 대신, 네이버, 다음 등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의 요리 관련 포스팅을 검색하고 이를 링크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요리가 가장 맛있는 요리”

오마이셰프는 단순한 레시피만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 당시 이씨의 고민은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재료들을 어떻게 활용할까’하는 것이었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활용하기 어려운 재료들을 조합해서 그 재료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요리를 검색 가능하도록 했다.

이러한 ‘재료 조합 기능’은 ‘오마이셰프’의 사용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A 재료와 B 재료를 넣어봤더니 C라는 요리가 나온다’라는 반응이 나오게 되면서 레시피에 따라 직접 해 먹기 시작하는 사용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 씨는 “같은 제목의 레시피라도 재료 조합이 다른 경우가 많다. 쌈장도 다 같은 게 아니라 해물 쌈장, 고추 쌈장 등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요리가 가장 맛있는 요리”라는 게 이 씨의 신조이다.

앱 오마이셰프가 ‘무료’라는 점도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였다. 앱스토어에서 평균 2.65$로 팔리는 여느 앱과는 달리 오마이셰프는 무료였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부담없이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 씨는 “오마이셰프는 나만의 컨텐츠가 아니라 블로거 셰프들의 컨텐츠가 모아진 공동의 재산이기 때문에 무료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이 앱을 만든 취지 자체가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쉽게 레시피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이 씨는 설명했다. 이용자들 중에는 “이렇게 좋은 게 왜 무료냐”고 되묻는 사람까지 있다고 한다.

이 씨는 오마이셰프에 양질의 레시피를 제공하고자 직접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레시피와 셰프들을 찾으러 다닌다. 하지만 레시피를 찾아다니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하루 종일 블로거들의 레시피를 찾아다녀도 모두가 다 ‘괜찮은’ 레시피는 아니다. 요리에 필요한 재료의 종류와 분량의 제시, 요리 과정에 대한 적절한 설명, 적절한 사진 등이 들어가 있는지 꼼꼼하게 알아봐야 한다.

‘괜찮다’ 싶은 레시피를 찾게 되면 블로거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하고 검색 동의나 포스팅 허가를 구해야 한다. 이 씨가 블로거들에게 오마이셰프의 존재를 알리고 정중하게 링크 요청을 하면 대개는 승인을 받는다. 또 콘텐츠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검색 결과를 링크로 제공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블로거들은 링크 승인을 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한 오해’를 받은 적도 있었다. 불쾌하다는 이유로 한 포털의 블로거에게 신고를 당한 것이다. 그 때 포털사측의 실수까지 겹치는 바람에 이씨가 그동안 써놓은 글들도 모두 지워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씨는 “나중에 복구되기는 했지만,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신고를 당하고 내가 써놓은 글들이 모두 지워지니 그때는 정말 황당했었다”고 말했다.

▶ 현재 웹과 어플 두 곳 모두에서 무료로 운영‥지속적 업그레이드 과제

오마이셰프는 현재 웹과 어플 두 곳 모두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방문자수는 웹보다는 앱이 두 배 이상 많다. 오마이셰프 앱을 찾는 방문자는 하루 평균 6천명 정도인 반면, 인터넷 웹 사이트는 절반 정도다.

이 씨는 이에 대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휴대가 편리하기 때문에 아이폰 앱 방문자 수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자 연령대가 고루 분포돼있는 웹에 비해, 앱은 20대 초반에서 30대 초중반의 남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여자친구에게 해줬는데 너무 좋아했다’는 반응은 물론 ‘우리 아기에게 만들어줄 이유식 정보도 제공해달라’는 아기아빠의 요청까지 들어왔다.

이렇게 사용자들이 늘면서 ‘기능 추가’에 대한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장바구니에 메모 직접 입력 기능 추가해달라’, ‘한주 치 식단을 짜 달라’, ‘다이어트 식단표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기들 이유식도 제공해달라’ 등 요구사항도 다양하다. 지난 12일에는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에 따라 웹에만 있었던 재료조합 기능을 추가시켜 앱을 1. 2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씨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앱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게 과제”라며 “레시피로서 충실한 컨텐츠를 제공할테니 사용자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리뷰를 남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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