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막을 내린 MBC TV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모호한 결말이 누리꾼들의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희극에서 비극으로, 비극에서 공포물로 전환된 시트콤의 꿈은 호러콤으로 해몽된다.

지붕뚫고하이킥은 ‘세경’(신세경)과 ‘지훈’(최다니엘)의 죽음을 암시하며 끝을 맺었다. 지훈에게 오랜 짝사랑을 고백하며 “잠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세경…. 그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극은 11시15분에 시간이 멈춰진다. 이어 11시30분께 빗길 교통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3년 후, ‘정음’(황정음)은 “그러고 보니까 이맘때였구나. 지훈씨랑 세경씨 지금도 가끔 부질없는 생각을 해. 그날 병원에 일이 생겨서 나한테 오지 않았더라면, 오더라도 어디선가 1초라도 시간을 지체했더라면, 하필 세경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났더라도 바래다주지 않았더라면”이라고 회상한다.

세경과 지훈이 그날 빗길 교통사고로 죽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는 근거다.

그러나 단순 교통사고로 받아들이지 않는 네티즌들은 여러가지 가설을 내놓고 있다. 세경은 귀신이었으며, 지훈을 저승으로 데려간 것이라는 짐작이다. 시간이 멈춰진 시각과 교통사고 발생 시간이 15분이나 차이가 나는 점 등을 이유로 세경과 지훈이 도주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가장 그럴싸한 것은 ‘신세경 귀신설’이다. 왠지 모르게 음침해 보이는 분위기, 시간이 멈추기 직전 미소를 짓고 있는 점 등이 자료다. 신세경의 검정고시 시험표에 적힌 주민번호가 89년과 90년생으로 차이가 난 것은 단순 실수가 아닐 수 있다고도 짚어냈다. 죽은 연년생 동생이 있다는 세경의 과거 대사를 들춰내며 세경 귀신설은 괴담으로 확산됐다. 90년생 세경이 바로 망자이며, 그녀가 지훈을 데려간 것이라는 결론이다.

지붕뚫고하이킥 스페셜 방송에 신세경을 ‘지옥에서 온 식모’로 설명한 자막도 새삼 주목받는다. ‘지옥에서 온 ○○’이 게임에 자주 나오는 단골 타이틀이기는 하다. 하지만 과연 우연이었을까라는 의문으로 지옥에서 온 식모 세경은 재평가받고 있다.

호러물을 연상시키는 포스터 사진도 허투루 볼 수 없게 됐다. 주인공들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시선은 다시 보면 오싹하다. 세경, 지훈을 비롯해 출연진 다수를 흑백으로 처리한 것도 죽음에 대한 또 다른 힌트라는 것이다.

‘웬만하면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까지 김병욱 PD는 언해피 엔딩으로 반전을 꾀했다. 주인공이 죽거나, 갑작스럽게 이별을 맞는 것으로 시트콤에서 돌연 U턴했다. 지붕뚫고하이킥의 이번 U턴은 슬프거나 무섭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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