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흥행대작 잇따라 개봉

지금 한국의 극장가는 토종(土種)의 기세가 무섭다. 벌써 세달째 장기상영중인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단적비연수」「리베라 메」가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11월의 마지막 주말 한국영화 일색의 박스 오피스를 노리는 미국, 일본의 흥행대작들이 개봉된다. 70년대를 풍미한 텔리비전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미녀삼총사」와 무려 2백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일본형 블록버스터 「화이트 아웃」이 그것.
 
 ◆미녀 삼총사◆
 백만불의 미소를 짓던 파라 파세트, 묘한 중성적 매력의 케이트 잭슨, 여성적 섬세함이 돋보이던 재클린 스미스. 이 당대의 미녀 배우 세명이 총출동하던 추억의 텔리비전 시리즈 「미녀삼총사」가 스크린으로 찾아왔다.
 원제가 「찰리의 천사들」인 「미녀삼총사」는 지난 1976년부터 1981년까지 ABC 방송에서 방영됐던 시리즈물.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바로 그 「미녀삼총사」의 2000년도 버전인 이 작품에서는 카메론 디아즈, 베리 드류모어, 루시 류가 유선상으로만 지령을 내리는 상관 찰리의 천사들로 낙점됐다. 카메론 디아즈는 카레이싱 대회에서 다섯번이나 우승했으며 변장술의 달인인 팀 리더 나탈리로 나온다. 제작자이기도 한 베리 드류모어는 건물 폭파는 모조리 맡는 터프 걸 딜런 역에, 「페이싱」「샹하이 눈」으로 선보였던 중국계 배우 루시 류는 무술이 도합 7단인 유단자이며 뛰어난 해커 알렉스역을 맡았다.
 MTV와 CF 분야 베테랑인 조셉 맥긴티 니콜의 감독의 데뷔작이며 원화평 사단의 유엔 쳉얀이 무술감독으로 참여, 와이어 액션을 선보인다.
 「섹시한 액션」을 호언한 영화답게 늘씬한 미녀들의 육체미와, 그들이 휘둘러대는 매력적인 액션, 거기다 감각적인 카메라워킹과 편집 등 「생각은 접고 철저히 즐기는 영화」의 본분에 충실한 작품. /청주 쥬네쓰 시네마1관·메가폴리스 씨네마1관
 
◆화이트 아웃◆
 「춤추는 대수사선」으로 한국관객과 수인사를 나눈 오다 유지가 주연한 「화이트 아웃」은 지난 8월 개봉돼 무려 2백50만명을 동원한 대형흥행작. 95년에 발표된 심포 유이치의 원작소설을 2년에 걸친 각색기간동안 다듬었고, 제작비 10억엔을 들였다.
 심한 눈보라 때문에 발생하는 가스나 눈의 난반사 때문에 주변이 온통 하얀 빛으로 가득차서 방향감각, 거리감각등을 상실케되는 현상인「화이트 아웃」을 제목으로 한 이 영화는 고립된 공간에서 테러집단과 홀로 싸우는 고독한 영웅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일견 「다이 하드」와 닮았다. 무대는 눈에 덮인 일본 최대의 오쿠도와 댐. 안전관리요원으로 일하는 도가시(오다 유지)는 조난자를 구하러 나섰다가「화이트 아웃」 현상으로 인해 오랜 친구이자 동료를 잃는다.
 2개월이 지나고 죽은 동료의 약혼녀 치아키가 찾아오던 날, 도가시는 위기를 맞는다. 24시간 내 50억엔을 보내지 않으면 댐을 폭파시켜 1백만명을 수장시키겠다는 테러집단 레드 문에게 댐이 점령당한 것. 영화는 혼자 댐을 빠져나온 도가시의 영웅담을 담는다. 안전관리요원으로서의 의무감과, 죽은 친구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드라마PD 출신인 와카마쓰 세쓰로감독의 데뷔작이며 음악은 일본 최고의 테크노 뮤지션인 겐 이시이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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