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훈 충주고 교사

이 문제의 정답을 생각해 보세요. "80kg 이상이 통과하면 무너지는 다리가 있다. 한 도둑이 5kg 금덩이 두개를 가지고 도망가다가 이 다리 앞에 멈춰섰다. 왜냐하면 자신의 몸무게가 75kg이니 금덩이 두개를 동시에 가지고 건널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자, 어떻게 하면 도둑은 금덩이 두개를 가지고 다리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을까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다 보면 공부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위와 같은 위트가 번쩍이는 문제에 답을 잘하는 아이들이 있다. 다윈의 진화론에 의하면 어느 순간 돌연변이가 나타나고 그 돌연변이가 바뀐 환경에 기가 막히게 적응을 하게 되며, 그것이 그 종의 주류를 이루어가는 식으로 진화되어 왔다고 한다.

우리의 인간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창의성이 뛰어난 한 사람이 1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어느 CEO의 말도 있듯이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의성있는 인재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킨다. 21세기는 창의적인 개인, 창의적인 기업, 창의적인 사회, 창의적인 국가만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교육은, 우리 사회는 어떠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학교현실만 해도 성적과 입시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자칫 창의성이 뛰어난 인재들을 우리 교육에서 놓치고 있지 않은가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한 사람이 무슨 일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진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을 이끌어가는 동력이다. 어린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성인이 된 후에도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창조적 질문을 함으로써 새로운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편다'라는 말은 다소 엉뚱한 상상력일 수 도 있다. 교실에서 이루이지는 수업속에서 교사는 아이들에게 그들의 두뇌속에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질문들은 아이들에게 생각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질문 형태가 되어야 한다. 그저 뜬구름 잡는 식의 질문이 되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계절이 변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쉽게 생각의 실마리를 잡기 어렵다. 그것보다는 "계절이 변하는 것은 무엇과 관련이 있을까?"라고 질문하면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금방 대답할 내용들로 채워진다. "왜 공룡은 멸종했을까?" 보다는 "무엇이 공룡을 멸종하게 했을까?" "화폐는 왜 만들어 졌을까?"보다는 "지금 이 세상에서 돈이 갑자기 없어져버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질문이 아이들에게 생각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미술시간에도 엄마의 얼굴을 그려보세요 보다는 여러분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여러분을 반기는 엄마의 얼굴을 그려보세요 라고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욱 신나게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것이 된다.

창의적인 사고로 나아가는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은 그것에 내용이 채워질 때, 세련된 그리고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질문으로 바뀌어 간다. 예를 들어, 국어에서 어떤 문학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와 탐구 속에서 "○○○의 삶속에 나타난 민족의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호기심과 창의성을 겸비한 가치 있는 질문이 나올 수 있으며, 또 수많은 시행착오의 영어공부법을 익힌 사람이 창의적인 영어 학습법을 생각해 내는 것이다.

논어는 이 가르침을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라고 하였다. 끊임없는 호기심과 이를 채워가는 노력이 어우러져 창의적인 인재가 길러지는 것이다. 앞의 질문의 답은 '저글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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