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지않는 푸른색의 천막천 바지 개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은 패션에도 해당되는 것 같다.

길을 나서면 열에 일곱은 입고 있는 패션계의 스테디셀러, 청바지도 실패를 딛고 일어선 대표적 발명품이기 때문이다.

청바지를 처음으로 고안해 낸 사람은 천막 천 생산 업자였던 미국인 스트라우스였다.

1930년대 초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많은 양의 황금이 나왔다. 자연히 황금을 캐려고 모여드는 '서부의 사나이'들로 이른바 '골드러시'를 이루었고, 이에 따라 서부 전 지역이 천막촌으로 변해갔다.

스트라우스는 이 와중에도 밀려드는 주문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군납알선업자가 찾아와 대형 천막 10만여 개 분량의 천막 천을 납품하도록 주선하겠다고 제의한다.

스트라우스는 즉시 빚을 내 생산에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가 모든 희망을 걸었던 군납의 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산더미만한 분량의 천막 천이 방치된 채 빚 독촉이 심해졌고, 직원들도 월급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이었다. 스트라우스는 헐값에라도 천을 팔아서 밀린 빚과 직원들의 월급만이라도 해결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엄청난 양을 한꺼번에 사줄 사람은 좀처럼 나서지 않았다.

스트라우스는 홧김에 술이라도 실컷 마셔볼 요량으로 주점에 들렸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금광 촌의 광부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헤진 바지를 꿰매고 있는 게 아닌가!

"쯧쯧... 바지천이 모두 닳았군. 질긴 천막 천을 쓰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텐데.." 스스로 무심코 내뱉은 말 속에 바로 정답이 들어 있었다.

1주일 후 스트라우스의 골칫거리였던 천막 천은 산뜻한 바지로 탈바꿈 돼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푸른색의 잘 닳지 않는 바지 이하여 청바지는 뛰어난 실용성을 인정받아 광부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1년 판매량 2천만 개, 순이익 6천만 달러. 청바지는 당시 전 산업분야에 걸쳐 단일품목 중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큰 순이익을 올린 제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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