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껌 원료 없어 고무대신 비닐 사용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호품인 추잉 껌은 과연 누구의 머리에서 비롯된 것일까.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겨울. 패망한 일본 동경에 주재하던 미군부대주변에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미군들이 씹고 버리는 고무 껌을 줍기 위해 때지어 몰려들었다. 이 처량한 광경을 며칠 째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사나이가 있었다.

참전 후 만주에서 귀국, 하리스식품이라는 조그만 업체를 운영하는 야마모토였다.

'큰일이구나, 일본에서도 빨리 껌을 만들어 이 비참한 모습을 빨리 지워야 할 텐데…….'

그러나 당시 일본에는 껌의 원료가 되는 고무가 전혀 없었다. 야마모토는 궁여지책으로 고무를 대신할 만한 새로운 원료를 찾아보았으나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 고무대신 비닐을 쓰면 어떨까'

새로운 원료를 찾아낸 그는 비닐에 포도당과 박하를 넣어 버무려 보았다. 일단 껌은 만들어졌으나, 비닐에 들어있는 초산냄새가 너무 역겨워 도저히 씹을 수가 없었다.

즉시 비닐회사로 달려간 그는 초산냄새가 나지 않는 비닐 생산을 부탁했다. 의외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날로 원했던 비닐이 나왔고, 다른 모든 과정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세계 최초의 추잉 껌 발명은 이날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다음날 곧바로 특허가 출원되고 드디어 추잉 껌이 시장에 첫 선을 보이자,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가내공업 회사인 하리스식품의 생산 능력으로는 일본 내에서 밀려드는 수요조차 감당하기 힘들었다. 여기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50여 국의 수입상들이 새로운 껌을 사려고 몰려들었다.

/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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