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섭〈논설위원〉

지방의 발전이 곧 국가의 발전이 되는 지방화 시대이다.

지방화 시대에 지방이 희망이 되려면 제대로 된 단체장들을 뽑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단체장은 어떤 자격을 구비한 사람들일까.

필자는 지난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자치단체 CEO' 5명을 선정해 이들의 삶을 조명해 책으로 발간한 바 있는데 여기서 얻은 교훈을 참고한다면 유권자들이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지역의 단체장을 고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첫째는 경청이다. 성공한 단체장들은 정책결정을 하기에 앞서 남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다는 공통적 특성이 있다.

단체장은 중지(衆智)를 잘 모을 줄 알아야 한다. 중지란 여러 사람의 지혜이다.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늘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단체장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겸손한 자세를 보인다.

나비축제와 산천어축제를 성공시킨 이석형 전 함평군수와 정갑철 화천군수도 모두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이를 받아들여 실행에 옮긴 결과였다. 따라서 지역의 인적 물적 인프라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단체장들에게 경청 습관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철학과 비전제시이다.

단체장이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자치단체라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향방이 결정되고, 자치단체의 비전도 달라진다. 단체장이 자신의 비전을 지역민들과 공유하면 곧 지역의 비전이 되며 이는 지역을 발전시키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 주식회사 군산'을 표방한 문동신 군산시장의 군산시 미래비전은 인구증가라는 가시적 성과와 더불어 단체장의 비전이 지역의 비전으로 승화된 대표적 사례다.

셋째는 학습 마인드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DNA에는 '학습'이라는 공통인자가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분야의 1인자를 대상으로 발 빠른 벤치마킹을 시도한 뒤에 창조적 시각으로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편다는 특징이 있다.

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잘 나가는 자치단체를 보면 대부분 그 지역의 수장인 단체장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공무원 교육을 강화한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성품이 바뀌고, 성품이 바뀌면 운명도 바뀐다. 운명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역시 교육의 힘 밖에 없다.

성공한 자치단체장들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듯 교육도 주기적이고 지속적으로 한다. 반면에 의식이 없는 단체장들은 직원교육도 가뭄에 콩 나듯이 생색내기에 그친다.

넷째는 긍정적인 마인드다. 성공한 단체장들은 매사를 언제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있다.

이들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생겨도 열정만 있으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비축제를 전국 최고의 축제로 키운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어차피'라는 부정적 사고를 하는 공무원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 '오히려 군수'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남의 말을 귀담아듣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항상 배우며 긍정적인 자세로 일하는 후보를 단체장으로 뽑는다면 곧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충북도내 모 자치단체장이 공무원 승진을 대가로 수억 원대 차명계좌를 운용한 혐의가 포착됐다는 보도다.

유권자들도 이제 더 이상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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