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철 (청주상당경찰서)

최근 청주 택시기사 연쇄살인사건, 편의점 연쇄 강도사건 등 청주지역에서 강력사건이 이어지면서 지역주민의 불안은 물론 경찰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으로 지역주민의 재산과 평온한 삶 보호에 궁극목적을 두고 활동하는 경찰의 일원으로 유구무언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강력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경찰의 다양한 수사활동에 있어 일부 언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수사과정상 몇가지 부실수사(탐문수사 부족, 늑장 공개수사) 논란과 질타에 대해 변명할 여지는 없다.

그러나, 결코 경찰이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수사진행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검거가 늦어지기는 했으나 경찰이 지역주민의 불안감 해소와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불철주야 범인검거를 위해 노력한 것은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당시 가장 힘든 사람은 조기에 범인을 검거하지 못해 제2, 제3의 피해를 보는 지역주민을 눈 앞에서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던 담당 경찰관들이며 주변 주민들과 여론을 통해 또 한번 죄인과 같은 자괴감을 느끼며 고생했던 경찰관이라는 것을 한 번쯤은 따스한 격려의 시선으로 바라 보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언론 등 지역여론을 통해 충북경찰은 범인이 검거되기까지 수많은 질타를 받아왔으며, 범인검거 후에도 부실수사 등 끝없는 몰매를 맞아왔다.

경찰 내부에서도 수사진행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는 수사를 진행하면서 범인검거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던 담당경찰관들에게는 가혹한 처벌이었으며, 정신적 징계와도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수사진행상 어느 정도의 문제점은 있었다 할 것이나 이는 결코 범인검거 의지가 부족하고 나태한 수사활동때문이 아니었음을 경찰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찰관으로서 감히 단언코자 한다.

한 언론에서는 이번 사건을 보며 내부 징계 없이 수사교육으로 마무리함에 이견을 표하기도 하였다.

일부에서는 사건 수사과정상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문책성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수사교육 실시로 해결점을 제시한 충북경찰의 결정에 대해 경찰관이라는 신분을 떠나 개인적으로 현명한 해결방법이라 생각하며 충북경찰이 한발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 본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무조건 매를 가함이 능사가 아니며 당근과 채찍이 병행되어야 개선의 효과가 높아짐을 말하고 싶다.

그 간 어느 사건이 발생하여 그 수사과정상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 우리 경찰은 향후 유사사례 방지를 목적으로 문책성 징계가 빈번히 이루어 진 것이 사실이다.

이번 강력사건이 이어지면서 징계없이 수사교육 결정이 나기 전까지만해도 경찰관들 사이에 문책성 징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풍문이 대세를 이루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책성 징계는 징계를 받는 경찰관뿐 아니라 동료 경찰관들에게도 엄청난 위축감과 사기저하의 원인이 되며 이로 인한 후유증이 상당히 길게 이어지는 부작용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문책성 징계로 얻는 효과보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문제해결과 개선을 위한 노력을 유도하고 교육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문제유발 당사자는 자신의 잘못을 가슴 깊이 반성하고 조직발전에 열성을 다하게 됨을 주장하고 싶다.

이제는 채찍을 거두고 격려와 응원의 당근을 주어야 할 때다. 경찰이 강력사건 등 범죄예방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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