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연국 충주대 교수

24일이 지났다. 지난달 26일 백령도 해상에서 막강 해군을 자랑하던 우리 해군의 초계함 천안함이 폭발한 후 함미의 승조원들을 구조할 틈도 없이 침몰한 지 한 달이 다돼간다.

민간이 인양에 참가하여 함미를 인양했고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침몰원인을 외부의 충격으로 천암함이 침몰했다고 밝혔다.

국민은 답답하다. 함수가 물 위에 일부를 드러내고 있던 모습을 뉴스를 통해 보았는데 어디에 천암함의 함미와 함수가 가라앉았는지 못 찾고 있다는 초기의 보도는 우리의 해군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일반 국민은 잘 모른다. 우리의 백령도 해역을 침투하는 잠수함이든 잠수정이든 우리 해군이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 줄 알고 있었다. 우리의 안보태세는 안심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우리의 귀중한 젊은이들이 숨져간 그 서해 바다에서 수차례의 해전을 겪지 않았는가. 그들의 선제공격에도, 어이없는 대응지침에도 불구하고 적을 격퇴하여 우리 해군 화력의 우위와 장병들의 확고한 애국심을 확인하지 않았는가.

우리의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건조된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는 해군은 바다 속으로 침투하는 적들도 소탕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백령도 해역보다도 더 최전선인 바다가 어디인가.

교전이 있었던 바다이고, 북한은 NLL를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으르렁거리는 곳이며 그들 해안의 굴속에 대포를 설치하고 우리를 겨냥하고 있는 최전선 아닌가.

이런 곳에서 발생한 침몰사건이 신속하게 정해진 보고체계에 의해서 상황이 보고 되지 않았고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정말 걱정이다.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훈련하고 준비하는 것이 군 아니던가. 더욱 걱정인 것은 우리 군의 이러한 상황을 적이 어찌 판단할지다. 장병들은 애국심으로 무장되어 있지만 지휘체계는 엉망이라고 판단한다면, 가슴 철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보도되는 군 관련 사고가 유난히 많다. 전에는 보도되지 않던 사고들이 요즘에는 대부분 보도되어 그렇게 느껴지는지는 모르겠으나 심히 우려된다. 특히 장비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사고가 그렇다. 천암함 사건이후에도 해군의 대잠헬기인 링스헬기가 두 대나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도에 의하면 링스헬기는 신형이라는 데도 말이다. 얼마 전에는 공군의 전투기 두 대가 동시에 추락하기도 했다.

우리의 안보태세를 점검해야 한다. 천암함에 대한 어떤 형태의 공격이었든 즉각 대응이 미흡했기에 이제는 그 실체 파악에 주력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이성적으로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 우리의 국토방위 상황 전반에 걸쳐서 확인하고 살펴보아야 한다. 장비에 문제가 있다면 교체하고 최신형으로 도입해야한다.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행복한 일상생활도 일순간에 파괴될 것이기에 방위비를 증강해서라도 그리 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적인 운용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더욱 철저히 점검하고 고쳐야 한다, 이는 장비보다도 더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천암함 실종자 가족들이 보여준 이성적인 판단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들의 아리고 쓰린 가슴을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우리를 지키다 목숨을 바친 우리의 젊은이들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된다.

비 오는 날에야 지붕 고치려 들지 말고 해 있는 날 지붕을 손보는 것이 한결 수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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