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항 소설가·단양계전카센터 대표

"이놈의 지방선거 없애면 안 되나"

평소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이야기 끝에 푸념처럼 던진 말이다.

아마도 선거과정에서 비롯된 이웃 간의 균열과 앙금이 미리부터 염려되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선거없는 세상이라니 그게 어디 말이나 되는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일찌감치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서 반장이며 회장을 선출한다. 조금만 귀 기울여보면 초등학교의 선거 열기 역시 어른들 못지않음을 잘 알 수 있다.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공약 그리고 기막힌 홍보 수단이 등장함은 예사다.

당선사례를 암암리에 공약으로 내세우는가하면 어머니의 치맛바람이며 친인척이 총동원되곤 한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아이들은 결과에 승복하고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렇게 끝을 맺은 선거는 한동안 아이들과 학부모의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되고 추억이 되게 마련이다.

가령 특정 교사의 권한으로 임명된 초등학교의 어린이 회장이며 반장이 있다고 하자. 과연 그들이 아이들의 진정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요즘은 명함 건네는 사람을 심심찮게 만난다. 지역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거나 감시할 리더를 선출하는 선거일이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낯익은 사람이건 낯선 사람이건 악수하자는 사람이 많으니 어찌 보면 즐거운 일이다.

지인의 염려와 달리 나의 선거관련 시각은 긍정적이다.

지방선거야 말로 어찌 보면 우리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출마자들은 많은 공약을 준비하고 표를 유혹한다. 화려한 경력을 내세우며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의 포부를 그려 보인다.

그들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위해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홍보수단을 동원하며 우리의 곁으로 바짝 다가 오려한다. 이런 좋은 기회는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다. 지역의 미래에 관련된 견해와 조언을 가감 없이 전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던가.

그렇게 전해진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앞으로 지역 발전의 밑그림에 보태어져 수정되고 발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우리 유권자가 해야 할 일은 출마자의 능력과 자질 그리고 진정성을 꼼꼼히 살펴보는 일이다. 그것은 미래 4년간의 시나리오를 미리부터 살펴보는 일과 다름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권리 한 표를 꼭 행사해야함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다.

매스컴을 통해서 자주 접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CEO 라는 단어다.CEO란 Chief executive officer 의 약자다. 말 그대로 사무경영을 모두 책임지는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이번선거는 지방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진정한 리더인 Chief를 선출하는 일이다.

하지만 유행가 가사에서 들어 보았듯이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잘못 찍으면 남이 된다고 했다.

올바른 선거란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를 책임질 우두머리 Chief를 뽑는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잘못된 선거는 무능력한 도둑-Thief을 낳는다. 점 하나로 님이라는 말과 남이라는 말이 다르듯 Chief 와 Thief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지역의 살림살이가 알뜰살뜰 키워 질 지 흥청망청 쓰여 질 지는 바로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그래서 선거는 정녕 민주주의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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