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식 세명대 교수

선거 때가 되면 사람이 뛴다. 저마다 인재라고 내세우며 뛴다. 자기고민, 자기점검 없이 뛴다. 날고 뛰고, 서서 뛰고, 엎드려 뛰고, 고개 숙여 뛰고, 뭐(?) 빠지게 뛰고 그런다.

표를 주는 사람들도 이런 분위기에 정신이 없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지방선거는 더욱 지역 민주주의 꽃이다. 올해 더 뜨거운 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로 뽑는 지역 인물감은 세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는 지역 사정을 훤히 꿰고 있을 정도의 정치역량을 지녀야 한다. 둘째는 자기 존중감을 바탕으로 한 지도자로서 인성을 갖춰야 한다. 셋째는 도지사든 시장이든 군수든 의원이든 교육감이든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이 셋을 두루 지녀야 소신껏 일할 수 있다. 준비하는 인간(호모프레파란스)이 아름답다. 부족하면 다음을 위해 물러서야 할 것이다,

덤비고 뛴다고 해서 뽑히는 게 아니다. 어쩌다 당을 잘 타서 운이 좋아서 당선되었다고 해도 고난의 길이다. 패가망신한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반성하고 절제하자. 후보를 내는 정당 역시 이 점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점검 체계가 무용지물이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잘못 되었을 때 그 피해는 유권자, 지역민들에게 돌아간다. 혈세가 낭비고 지역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다. 나중에 창피한 일까지 벌어진다.

지도자의 조건보다 명품 지도자의 요건을 따져야 한다. 겸손, 전략, 소통을 기본으로 하되, 목숨론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책임감 있는 일꾼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고 반드시 실천하는 신뢰의 보증수표여야 한다. 이런 인물형이 보이면 유권자는 자신 있게 표를 던질 것이다. 표는 '은총이고 채찍'이다. 책임의 고귀한 표현이다. 지역정치의 선진민주라는 이 가치를 후보자든 유권자든 공감해야 이룰 수 있다.

본인이 함량미달임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내밀고 선거판에 등장하고, 지역을 대표한다고 목소리를 내면 유권자들은 단순 냉소보다 표의 힘으로 정리해줘야 한다.

비리, 일탈, 비방, 반인륜, 비난 등의 검은 선거판보다 검증의 축제판 같은 공동선을 위한 선거판을 만들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선거판의 주인이다. 선거가 끝나도 섬김의 대상이다. 그런데도 끝나면 지역지도자는 목에 힘이 들어가고 통합공부보다 이권을 쫓아 폼생폼사한다. 지금까지 반복된 행태다. 이 사람을 보라고 할 만한 모델이 없다.

표를 던질 때 많은 성찰을 하자. 참신하고 소신껏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위해 박수치듯 고귀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그리고 끝까지 지켜보고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선거로 뽑힌 지도자들은 유권자의 표를 통해 세 가지 힘이 생긴다. 지위라는 권력으로 인해 각종 돈줄의 복판에 선다. 특별혜택이라는 의전 때문에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주어진다. 게다가 본인과 가문의 명예가 입혀진다. 그러나 이 세 가지는 자기절제와 창조혁신 없이는 개똥, 개뿔도 아닐 수 있다.

지난 4기 지방선거의 사례 중 지방의원 후보자 41%가 비리 관련 혐의로 기소되었다면 이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선거 때마다 비전 제시자, 청렴 주인공 그리고 최고 지역 일꾼 이런 말들이 되풀이 되어 쏟아지는 데도 여전이 어둡다.

'유권자의 민심이 힘이다' 이 힘 앞에 부끄러운 사람들, 나서지 못하도록 진정한 민주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민의 엄정한 표힘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주형 감성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그런 지도자를 보면 지역이 환하고 지역민의 마음까지 행복감이 들 수 있게 해야 한다.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혁신일꾼이 되기를 바란다. 표는 지역미래의 창조적 표현이다. 지역민주주의는 지역민의 적극적인 표 행사에 의해 앞당길 수 있다. 2만불시대의 5기 통합지방선거, 지역살리기의 축제판이다. 참여하여 표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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