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의 세상 읽기]

겨우내 얼었던 냇가에 졸졸졸 맑은 물이 흐르며 온갖 새싹들이 움트고 봄의 전령사 개나리와 벚꽃이 활짝피면서 3월의 봄 향기가 생명의 대지위에 흩뿌려졌다.

우리곁에 3월은 그렇게 왔었다
물결은 반짝이며 흘러간다
봄은 즐거운 사랑의 계절
꽃은 피어나고 향기는 피어오르고…

어느 시인이 이렇게 노래했듯이. 이러한 봄을 맞은 우리들은 행복하다.

어린아이의 해맑은 눈동자속에 비친 파아란 하늘처럼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대자연의 찬미와 함께 우리들 모두가 건강해서 그렇고 우리사회에 평화로움이 있어 더욱 그렇다.

이러한 행복을 지키고 아름다운 꿈을 더욱 키워나가기 위해 우리들 모두는 언제 어디서나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학생과 선생은 배우고 가르치는데 소홀함이 없으며 또 일선 산업현장에선 근로자들이 땀을 아끼지 않고, 새 봄의 들녘에서는 농부들의 분주한 일손이 멈추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관들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다.

또한 우리의 자랑스런 아들 딸들인 국군 장병들은 나라와 국토를 지키기위해 최전방 155마일 휴전선을 비롯 땅과 바다와 하늘에서 한 순간의 방심도 없이 불철주야 두 눈을 부릅뜨고 철통경계에 임하고 있기에 우리들은 오늘도 안락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3월의 봄 향기가 우리의 땅과 바다 그리고 하늘에 흩뿌려지며 꿈과 희망을을 노래하던 지난 3월26일 밤 9시22분. 칠흑같은 어둠과 높은 파도를 헤치며 우리의 바다를 초계중이던 우리 해군의 천안함이 한 순간 두동강이 나며 침몰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여 국민들은 물론 세계를 경악케했다.

이러한 전시상황의 국가 비상사태시에는 군의 일사분란한 지휘통제속에서 한치의 착오도 없이 완벽하게 임전태세에 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군함이 침몰하는 50여분 동안이나 국군의 수뇌부가 국가안보의 중심축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이유가 '깜빡' 했기 때문이라고 하니 더 할 말을 잃게한다. 우리 군의 중추신경계가 마비되었던 것이다.

군은 이와관련 "당일 지휘통제반장이 '천안함 침수중' 이란 상황보고를 받고 정확한 보고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장관과 합참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현장 확인에만 신경을 썼다" 고 어이없는 해명을 했다.

택시운전기사가 깜빡하는 순간도 교통사고와 직결되는데 하물며 국가안보의 중심축에 있는 군의 수뇌부가 국가 비상사태속에서 깜빡하는 순간은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국가안보의 중심축에 있는 군의 수뇌부는 '깜빡하는 졸음을 쫓기위해 날카로운 칼로 뾰족한 대나무를 깎았다' 는 어느 스님의 깨어 있는 정신자세를 되새기고 환골탈퇴해야 한다.

천안함 영웅들의 명복을 빈다.

/ 前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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