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일 / 진천주재

선거를 앞두고 거취와 관련된 이런저런 얘기가 흘러나오며 주목을 받던 유력인사가 결국 출마한다고 한다. 정치인으로 자신의 뜻을 세우고 그 뜻을 펼치기 위해 선거에 나와 주민 심판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어떤 인물이던지 주민의 심판대에 오르는 일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자리가 주민을 대표하는, 민의를 대신하는 자리인 만큼 남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행동과 처신에 절도가 있어야 하고 삶의 중심을 지켜야 할 것이다. 삶의 중심을 지키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욕심이다.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욕심을 다스리기란 결코 수월하지가 않다.

그래서 옛 선인들은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이라는 말로 지나친 욕심을 경계했다. 십수년간 지역에서 민의의 대변자로 활동하면서 지역행정의 수장자리에 거듭 오르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이름을 얻었던 이 인사의 출마를 놓고 이 경구(警句)를 새삼스레 언급하는 것은 과욕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이 분의 지역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포부는 알만한 사람은 다안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보여준 그의 정치적 행보는 주위의 우려를 낳게 했고 주민들의 시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이런 위기감이 그분을 다시 주민의 심판대에 서게 했는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이 한결같은 평이다. 지역에 대한 사랑이 넘쳐서, 지역발전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쳐 이제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고 삶의 중심을 지키면서 자신의 주체를 잃지 않는 자세를 중용(中庸)이라고 한다.

정치인에게 중용의 도를 지키기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정치적 행동과 처신이 지나쳐 남들의 입방아에 오르면서 남들에게 믿음을 주고 따르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나침이 너무 과하면 부족함만도 못할 수 있다는 진리를 행동으로 확인시켜주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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