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결혼식은 사랑하는 남녀가 양가 친척들 앞에서 사랑을 맹세하고 하객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문화가 전부다.

예식도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신랑신부 입장, 주례사, 성혼 낭독, 신랑신부 퇴장, 폐백 순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고, 하객들도 결혼식은 보는 둥 마는 둥 축의금만 내고 밥만 먹고 가기가 일쑤다.

그러나 최근에는 결혼식이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부쩍 늘고 있다.

결혼식 웨딩 대신 파티웨딩이 등장해 신랑신부가 경쾌한 음악에 맞춰 함께 입장해 왈츠를 추기도 하며, 결혼식이 끝나면 신부측 부모가 딸과 사위를 축하하는 사교댄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또한 예식도 주례 없이 사회자가 전부 진행하는 등 식순도 변화무쌍하게 바뀌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제천 관내 일부 예식장에서 신랑이 구두를 들고 다니며 하객들에게 신혼여행 경비를 요구하는 눈꼴사나운 일이 벌어져 친지 및 지인들을 곤혹스럽게 했다고 한다.

지난 토요일 제천지역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한 하객은 신랑이 구두를 들고 다니며 주변을 돌기에 할 수없이 신혼여행 비용을 요구하기에 5만원을 넣어주었다면서 이중으로 축의금을 낸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보도다.

이 같은 예식문화는 서울의 유명예식장을 중심으로 시작됐다고 하는데 하객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불건전한 문화를 지역에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리 바람직스러운 일은 아니다. 축제의 장으로 바뀌어야 할 성스러운 결혼식장에서 신혼여행 비용을 하객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결국 신랑 신부의 부모를 욕보이는 꼴이 된다.

이는 가뜩이나 축의금만 내고 식당으로 직행하는 결혼 문화에서 하객들에게 더 큰 불쾌감만 안겨줄 뿐이다. 신랑 신부의 부모들은 더 이상 이런 해괴망측한 예식문화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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