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출신으로 대하역사소설 '임꺽정'의 작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벽초 홍명희(1888~1968) 소유의 괴산군 괴산읍 제월리 재산이 국가에 귀속된다.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벽초의 조부인 홍승목(1847~1925)의 명의로 돼 있는 괴산읍 제월리 289-17 등 157필지의 땅 51만7736㎡(15만6615평)을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라 국가 귀속 결정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14일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홍승목 명의의 재산은 지난해 3월 친일재산 국가 귀속 조사 개시가 결정·통지됐고 같은 해 6월 재산관리인으로부터 이의 신청이 접수됐지만 올 2월 국가 귀속이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홍승목 명의의 재산 관리인은 홍승목의 재산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선산'이란 명분을 들어 위원회의 국가 귀속을 위한 조사활동에 대해 이의를 신청했으나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승목 명의의 재산은 이에 따라 위원회가 국유재산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권리 보전에 필요한 자료를 첨부·통지하고 기획재정부장관은 관리청을 지정하며 관리청은 의결서와 토지대장등본 등을 첨부해 '국' 명의로 등기촉탁, 국가귀속 조치된다.

이번에 국가 귀속이 결정된 홍승목 명의의 재산은 아들 홍범식 전 금산군수의 자결과 일제강점기의 시대적인 상황에서 법적 상속 절차를 밟지 못하고 숨진 지 85년 동안 홍승목의 명의로 남아 있었다.

홍승목은 친일 행각으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조선시대 참판(종2품)까지 오른 홍승목은 친일유교단체인 대동학회 부회장을 맡았고 아들 홍범식이 경술국치에 울분을 토하고 자결 순국한 뒤에도 조선총독부 자문기구인 중추원 찬의를 지냈는가 하면 1912년 일제로부터 한국병합기념장을 받는 등 친일 행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친일파로 분류된 홍승목의 재산이 언제부터 형성됐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그의 조부 홍정주와 부친(양부) 홍우길(1809~1890)의 묘가 괴산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생존한 1800년대 중반 괴산에 터를 잡은 뒤로 상당한 재산이 모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승목의 부친 홍우길은 판돈령부사(종1품)와 한성부판윤·이조판서(이상 정2품) 등 요직을 지낸 인물이다.

한편 '임꺽정'의 저자 홍명희는 1948년 남북연석회의 때 북으로 갔다가 내려오지 않고 북한 정권에서 내각 부수상을 지냈다.

홍명희의 큰아들 홍기문(1903~1992)은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와 사회과학원장을 지냈고 '조선문화론선집'을 저술했다.

또 홍명희의 손자 홍석중(69)은 소설 '황진이'를 쓴 북한의 대표적인 소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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