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유품 등 420여점 전시 … 9월 30일까지

충북대학교 박물관(총장 김승택, 박물관장 김경표)은 한국전쟁 60주년·박물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화해·상생·평화-유해발굴로 본 60년 전의 기억'을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전쟁 전(1940년대), 한국전쟁(1950~1953년), 한국전쟁 후(1970년대) 등 크게 3시기로 구분하고, 성격별로 6개 소주제로 분류해 유해발굴 사진자료 120점과 관련 유품 300여 점을 전시한다.

이 전시는 지난 20여년 동안 유해발굴 및 연구의 중심적 역할을 해 온 충북대가 주관해 실시한 국군전사자, 민간인 집단 희생자, 영동 노근리 사건, 실미도 사건, 안중근의사,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희생자 등 일제강점기 및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희생된 유해발굴 자료들을 통해, 60여년 전의 아픈 기억이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 화해와 상생, 평화의 상징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교훈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2000년부터 시작한 국군전사자 유해발굴 자료는 나라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쳤으나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모를 산야에 남겨진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전사자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피맺힌 60여 년의 유가족 한을 풀어드리며, 나라사랑과 호국보훈의식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리란 기대다.

충북대 박물관이 주관해 실시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 희생 유해발굴은 당시의 사회적 갈등 속에서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이를 국민통합과 화해ㆍ상생이 이루어지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2007~2009년의 3년 동안 전국적으로 11개 유해매장지를 발굴한 결과 1천617구의 유해와 4천670점의 유품을 발굴했으며, 이들 자료들을 지역별로 분류 전시함으로써 당시의 정황을 직접 감상할 수 있고 국민적 화해와 상생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한국전쟁 발발 1개월 후인 1950년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의 경부선 철로와 쌍굴다리 일대에서 미공군에 의한 공중공격과 지상군의 공격에 의해 피난민들이 희생된 노근리사건 유해발굴 자료를 전시해 역사적 교훈을 얻고자 했다.

1971년 8월 23일 일어난 실미도 사건은 우리 사회의 이념적 갈등이 빚은 한 사건으로, 이 사건에 충북 옥천지역의 청년 7명이 포함되어 있어 관심을 갖게 한다. 실미도사건은 백동호의 소설 "실미도"(1999년)와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2003년)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하였으며, 이 전시를 통해 이념적 갈등의 화해와 상생의 메시지를 전하며 새로운 역사인식의 계기가 될 것이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7시 하얼빈역에서 일제침략의 원흉인 이등박문(伊藤博文)을 향해 울린 총성은 동북아 역사에 큰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안중근의사를 근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조국의 완전독립과 동양평화의 정착을 주장한 안중근의사는 1910년 3월 26일 순국하여 중국 요녕성 여순감옥소 부근에 유해가 매장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순국 98주년을 맞아 안의사의 유해발굴을 실시하였는데 비록 묘역 및 유해를 확인하지는 못하였으나, 우리사회에 안의사가 주장한 평화 정착을 위해 헌신한 높은 정신을 되새겨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약 15만명 이상이 강제동원되어 일본 홋카이도의 탄광ㆍ광산ㆍ비행장ㆍ도로ㆍ철도 등 토목공사장과 군수공장 등에서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에서의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사망한 희생자들의 유해발굴은 한·일 양국간의 화합과 상생, 동북아 평화의 상징메세지를 전하며,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해를 고국의 품에 봉안하는 일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무임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6개의 소주제로 구분하여 전시한 "화합·상생·평화-유해발굴로 본 60년 전의 기억" 특별전은 14일부터 9월 30일까지 충북대학교 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전시한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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