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중에서 가장 좋은 바람은 신바람이다. 사전적 의미의 신바람은 신이 나서 우쭐우쭐하여지는 기운이라고 적고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신바람을 표현해선 왠지 2%이상 부족한 느낌이 든다.

신바람은 일하는 사람이 신나게 자기 일에 몰입하여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의 경지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대상자와 주변을 자극하여 새로운 힘을 일으키게 하는 원동력인 신바람. 신바람이 불면 한국인들은 무소불위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샘솟는다.

신바람은 몰아(沒我)의 경지에 빠져들게 하면서 우리 모두를 하나 되게 만든다.

그래서 신바람이 불면 1더하기 1은 2가 되는 것이 아니고 3도 되고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한때는 정치권에서도 신바람이 분 적이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잘 살아보세'로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졌을 때의 기억들이다. 가난하지만 부지런하게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고 서로 도우며 살자는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운동은 우리나라를 세계 꼴찌 최하위의 10번째 나라에서 지금은 잘사는 나라 10번째 국가로 진입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세종시 수정안이니, 4대강 사업이니, 국민 대다수가 싫어하는 사업들만 정책이랍시고 내놓아 등을 돌리게 한다.

정치권도 다시 신바람 나는 정책을 내놓을 순 없을까. 스스로만 열심히 했을 뿐 회사직원들 사이에는 재미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바람에 해고까지 당했던 재미교포 진수테리 여사.

그러나 그녀는 수모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 지금은 Fun경영으로 유명한 미국의 AGC 대표이사로 변신한 뒤 한국에 금의환향해 많은 강연장에서 신바람 문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느 조직이든 신바람이 나야 조직은 발전한다. 이는 회사도 마찬가지고 국가조직도 마찬가지이다.

한민족은 원래부터 신명을 먹고 사는 민족이었다. 신명은 흥겨운 신이나 멋을 의미한다. 신명과 신바람이 불면 한국인들은 신의 영역을 넘나드는 몰입의 경지에 도달하면서 창조적인 힘과 무서운 괴력을 발휘하곤 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의 4강 진입을 그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그로부터 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제는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면서 한국의 신바람 문화도 되살아나고 있다.

그리스와의 첫 경기를 2대0이라는 멋진 스코어 차로 승리를 장식한 태극의 전사들.

내용면에서도 월등한 경기로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한 첫 경기를 보고 한국축구를 바라보는 세계의 눈도 달라지고 있다.

내친 김에 한국의 4강 신화를 다시 재현해보자는 신바람 문화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이 한국에서 치러졌다면 2010 월드컵은 프리미엄도 없는 이역만리 남아공 외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리스와 첫 경기의 승리로 신바람의 교두보는 구축이 됐다.

월드컵 축구를 볼 때마다 모기떼가 윙윙대는 것처럼 불어대는 부부젤라 소리에 제법 신경이 곤두선다.

작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트위터(Twitter)에서 "마치 뇌 속에 벌떼들이 가득 들어차서 지랄발광을 떨어 대는 느낌이지만 한국에는 이에 대적하여 신바람 문화를 선도할 거룩한 이름의 꽹과리가 있다"고 했다.

오늘 밤 8시 반에 펼쳐질 아르헨티나와의 대망의 한판 승부.

꽹과리와 함께 온 국민이 펼칠 응원에 힘입어 신바람 난 태극전사들이 멋진 선제골을 터뜨려 제일 먼저 16강에 안착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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